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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다양한 경력 지닌 재판관 양성해야"
판사 출신 일색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인선을 두고 사법의 다양성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법조계 안팎에서는 재야 법조인이나 학자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인물에게도 문호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8일 퇴임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은 퇴임식에서 "다양한 관점에서 쟁점을 검토하기 위해서 재판관 구성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헌법 실무 경험이 많은 헌법 연구관이나 교수에게 헌법재판관이 되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전 재판관이 이같이 밝힌 배경에는 헌법상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모든 대법관·재판관이 판사 출신이라는 현실이 있다.
대법원의 경우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 14명이 모두 판사 출신이다.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퇴임한 문 전 재판관,슬롯 게임 api이미선 재판관은 물론 같은 달 임명된 마은혁 재판관을 포함해 9명의 헌법재판관이 모두 판사 경력자다.
대법원은 최고 상급심 법원으로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법률 분쟁의 최종 결론을 낸다.헌제는 법치주의의 근간이 되는 헌법의 해석과 수호를 맡아,입법·행정·사법 권력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헌법 심판 기관이다.
막중한 책임을 지닌 두 기관이 특정 직역 출신으로만 채워져 있어 사법의 다양성과 대표성 측면에서 문제다 지적돼 왔다.같은 조직 문화 속에서 오랜 시간 경력을 쌓아온 이들끼리만 판단을 내릴 경우,다양한 사회적 시각을 담아내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사 경력이 없는 재야 법조인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사례가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지난해 퇴임한 김선수 전 대법관이 판·검사 경력이 없는 변호사 출신으로서 사상 처음 대법관을 지낸 사례다.비법조인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궁극적으로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조건에 변호사 자격을 명시한 법원조직법과 헌법재판소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오랫동안 제기됐다.일본재판소법에 따르면 대법원격인 최고재판소 재판관 14명 중 4명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어도 학식·경륜과 법률 소양이 있으면 가능하다.이에 따라 학자,관료 출신도 재판관에 임명된다.
법조계에서는 대법관·헌법재판관 인선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기존 인사 구조에서 벗어나,다양한 경력을 지닌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희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대법관·헌법재판관 인선이 다양해지기 위해서는 고등법원,대법원으로 이어지는 기존 인사 체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판사 경험이 없어도 재야에서 활동한 변호사나 법학 연구를 오래 한 학자들에게 추천 기회가 많이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법관 임명 과정 전반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일한 시험,동일한 교육과정을 통해 법률가로 양성된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사회와 의사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법원이 시대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서 법관 임명 과정에서부터 사회적인 경력을 쌓은 사람을 선발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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