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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의 음식시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종종 질문을 받곤 한다.조리 경험이 거의 전무한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느냐는 질문이다.그럴 때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저없이 라면을 권하곤 했다.한국 사람 누구나 먹을 뿐만 아니라 레시피가 봉지에 물의 양과 조리 시간까지 정해져 제시되어 있다.따라서 이미 끓일 줄 알더라도 계량을 하고 시간을 맞추는 조리의 기본을 상기해보는 한편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갈수록 건강한 식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제 라면을 적극 권하기가 어려워졌다.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현재로서는 콩나물국이 가장 좋아보인다.일단 싸고 사시사철 팔며 흔하기까지 하니 누구든 어디에서든 사서 쓸 수 있다.요즘은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그래서 늘 채소값이 비싸 식단 고민이 깊은 이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게 콩나물이다.

게다가 콩나물은 영양가도 다른 채소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비타민 A와 C,아미노산,칼륨에 섬유질이 풍부하다.물론 숙취 해소에 좋다는 아스파라긴산은 덤이다.이런 콩나물을 요즘은 깨끗하게 세척해 1인이 한두 번 국이나 나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팔고 있다.따라서 위생 차원에서 얼마든지 더 씻어 쓸 수 있기는 하지만 사온 그대로 봉지를 뜯어 냄비에 담아 국을 끓여도 괜찮다.

그런 가운데 요즘 온갖 식품 기업들이 앞다투어 내고 있는 즉석 육수가 가장 번거로운 맛내기 재료 멸치의 손질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었다.병에 담겨 마음대로 양을 조절해 쓸 수 있는 제품도,정제(타블렛)처럼 모양이 잡혀 제시한 물의 양을 맞추면 맛의 균형이 잡힌 국물로 바로 탈바꿈하는 제품도 있다.비단 멸치 뿐만 아니라 디포리,다시마 등 다른 재료를 더해 표정이 다채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래저래 콩나물국의 재료는 매우 간단하다.콩나물 한 봉지와 통마늘 한두 쪽,카지노 시즌 2 6그리고 즉석 육수를 준비한다.냄비에 봉지를 뜯어 콩나물을 그대로 넣는데,이때 콩나물로 채우고도 냄비의 공간이 절반 정도 남을 만한 크기를 쓰는 게 중요하다.여기에 물을 콩나물이 잠기고도 냄비의 3/4 정도까지 채우도록 붓는다.마늘(다진 것도 상관 없다)과 농축 육수를 더하고 뚜껑을 덮어 중간보다 좀 더 세게 키운 불 위에 올린다.

국이 끓기 시작하면 화구의 불을 최대한 낮춰 그대로 푹 끓인다.사실 콩나물은 은근히 질긴 편인 가운데 오래 끓인다고 물러지지는 않으므로 삼십 분 이상 약한 불에 끓여도 상관없다.말하자면 조리를 하는 동안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콩나물국이 초보자의 음식으로 적합한 구석도 있다.국을 삼십 분,혹은 그 이상 푹 끓였다면 간을 본다.

국물이 뜨거우므로 혀나 입천장을 델 수도 있지만 간을 정확하게 느낄 수 없으므로 숟가락 혹은 국자로 종지나 공기에 적당량을 담아 한 김 식혔다가 맛을 보는 게 좋다.멸치를 쓰면 처음에 소금을 소량 더해서 끓이지만,현질 도박농축 육수에 나트륨이 더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당히 끓인 다음 간을 확인하자.싱겁다면 소금을 더하고 짜다 싶으면 물을 조금 부어준다.화학조리료를 미량 더해 감칠맛을 북돋아 주어도 좋다.

이처럼 입맛에 따라 간을 맞추고 한소끔 더 끓인 뒤 불을 끈다.이때 썬 대파를 한 줌 정도로 맛과 향을 더해줘도 좋다.바로 먹어도 좋지만 국물 음식은 편하게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온도에서 더 맛을 잘 느낄 수 있다.콩나물국의 장점이라면 아예 차게 식히면 시원한 국물맛 덕에 또 다른 음식 느낌이 난다.자가 조리를 익히려면 멀리 내다보고,이렇게 쉽고 간단하고 친숙한 음식부터 익숙해지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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