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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주변 오피스텔 수백 채를 보유하고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부부 등이 1심에서 징역 12년과 징역 6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2단독 하상제 부장판사는 오늘(2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남편 B 씨에게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또 이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C 씨 부부에게 징역 12년과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전세금 또는 임대차 보증금이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 돈은 개인이나 가정의 전 재산일 수 있고 대출금이나 차용금으로 마련한 돈일 수 있어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편취당했다면 심각한 경제적,생바정신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역전세 상황을 꾀해 별다른 재력이 없으면서도 욕심에 눈이 멀어 보증금을 못 돌려줄 가능성을 무시하고 건물 수백 채를 대량 매수하고 임대해 보증금을 편취한 것"이라며 "특히 피해자 수가 적지 않은 경우라면 사회적 폐해가 매우 심각해 편취 행위를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 부부는 2020년부터 2023년 초까지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경기 화성시 동탄 등지의 오피스텔 268채를 사들이면서 140명으로부터 약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인근 대기업 게시판에 '다수 오피스텔을 보유해 경계해야 할 임대인'이라는 취지의 글이 게시되자 원활한 임대를 위해 남편 B 씨 명의로 오피스텔 94채를 구입했습니다.
공인중개사 C 씨 부부는 전세 사기 범행에 가담한 혐의입니다.
A 씨 등은 동탄 인근 대기업 사업장 주변에 직장인들의 오피스텔 전세 수요가 높은 점,생바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들이 세금 인상 우려로 오피스텔을 급매도 하는 상황이었던 점을 악용해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이른바 '역전세' 상황을 설계해 자기 자본 없이 오피스텔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 부부는 임대차 계약 당시 임차인들에게 보증금 반환 의사가 있었으며 보증금을 편취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들에게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A 씨 부부와 같은 수법으로 29명으로부터 합계 44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D 씨 부부는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현재 구속 상태인 A 씨와 C 씨를 제외한 B 씨 등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임차인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법정 구속하진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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