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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 후 9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서 첫 미사 집전
"교회의 충실한 관리자 될 수 있도록 보물 맡겨 줘"
"함께 선교하며 다리 놓고 대화·사랑하는 교회 돼야"[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레오 14세(69) 교황이 집전한 첫 미사에서 전 세계 14억명 신자가 소속된 로마 가톨릭 교회가‘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흰 제의를 입은 레오 14세 교황은 시스티나 성당으로 행진하며 추기경들에게 축복을 내렸다.그는 라틴어로 시작 기도와 성가를 낭송했고,여성 신자들이 첫 번째 성경을 봉독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강론 초반에 영어로 연설하면서 “당신들은 십자가를 지고 축복을 받도록 나를 불렀다”며 가톨릭 교회의 신앙 전파를 위한 전 세계 추기경들의 도움을 청했다.그가 지난 8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로지아에서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만 말한 후 영어로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어 이탈리아어로 강론과 미사를 진행했다.그는 “하느님은 교회가 역사의 물결을 헤쳐 나가는 구원의 방주이자,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가 되도록 그렇게 하셨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복음을 전파하고 그 진실을 증언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나 상황이 있다.신자들이 조롱 당하거나,반대를 당하거나,경멸을 받거나,동정받는 수준인 곳이 있다”며 “바로 그곳에서 우리 선교 활동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앙이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지고,약한 자와 어리석은 자들을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환경”이라며 “믿음의 결여는 비극적이게도 종종 삶의 의미 상실,자비심의 소홀함,인간 존엄성에 대한 끔찍한 침해,가족의 위기,그리고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수많은 상처를 동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선교하는 교회,다리를 놓고 대화하는 교회,용호 바카라그리고 열린 팔로이 광장처럼 우리의 자선과 존재,대화와 사랑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교회가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19세기 노동의 가치와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의 정신을 잇겠다는 뜻으로 자신을 레오 14세로 명명했다.
레오 14세는 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다.성직자가 된 후 남미에서 선교사로 오래 사목 활동을 했다.2023년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서임돼 교황청 주교성 장관을 맡아 왔다.
바티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가 오는 18일(현지 시각)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의 첫 일반 알현은 이달 21일(현지 시각)부터 이뤄질 예정이다.바티칸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매주 수요일 오전 일반인들이 교황을 알현할 수 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앞서 한국을 네 번 방문한 이력이 있다.2년 뒤 한국에서 열리는‘2027 세계청년대회(WYD)’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방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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