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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이어 재추진… “민주당처럼 옳은 일”
“최저가 국가와 같은 대우”… 업계 반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오른쪽)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워싱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 의료 관련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 배석해 발언하고 있다.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에 이어 또다시 비싼 자국 의약품 가격을 잡겠다고 나섰다.최대 80%까지 약값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그의 호언이다.

“개발비를 미국 호구들에 전가”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내일(12일) 오전 9시 백악관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중대한 행정명령 중 하나에 서명하려 한다”며 “처방 약과 의약품 가격이 거의 즉시 30%에서 80%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식은‘최혜국 대우’(Most Favored Nation)다.그는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을 지불하는 국가와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우리나라는 마침내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것이며,포커 애니우리 국민의 의료비는 과거 상상할 수 없던 수치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미국이 수조 달러(수천조 원)를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업체의 부당한 갈취 때문에 미국 환자가 부담하는 약값이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더 비싸다고 주장한다.실제 미국 보건 정책 싱크탱크인 랜드(RAND)의 지난해 2월 보고서를 보면 미국 처방약 가격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평균 2.78배 더 비쌌다.브랜드 약품의 경우 가격 차가 4.22배에 달했다.그는 “제약업체들은 수년간 (약값이 비싼 이유에 대해) 연구·개발(R&D) 비용이라 말했고 이 모든 비용은 이유 없이 미국의‘호구들(suckers)’이 전적으로 부담해 왔다”고 주장했다.

“비싼 값이 의약품 접근성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워싱턴=UPI 연합뉴스

정부의 약값 개입은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있는 나라에서는 익숙한 개념이다.그러나 의료 민영화로 의료비와 약값이 시장 원리로 결정되는 미국에선 반시장적이라고 비난받았을 법한 사안이다.이 정책이 이념보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가까운 트럼프 대통령 정책의 성격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그래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업체의 로비용) 정치 자금은 놀라운 일을 가능하게 하지만 나에게는 통하지 않고 (여당인) 공화당에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옳은 일을 할 것이고 이는 수년간 민주당이 싸워 쟁취하려 한 대상”이라고 했다.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제약 정책 전문가인 아미트 사파트바리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이‘대중적 소구력’이 있는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마지막 해인 2020년에도 대선을 목전에 두고 같은 취지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당시는 메디케어(노령층 의료 지원제도)가 보장하는 50가지 의약품만 대상이었다.그런데도 제약업계가 거세게 반발했고 의견 수렴 등 단계를 건너뛰었다는 이유로 법원도 제동을 걸었다.

이번에도 제약업계의 강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AP통신은 예상했다.미국 제약업계 최대 로비단체인 미국의약연구제조업협회(PhRMA) 대변인 알렉스 슈라이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든 정부의 가격 결정은 미국 환자들에게 해롭다”고 말했다.가격 인하 강요는 업체의 수익에 타격을 가해 혁신과 신약 개발 노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제약업계의 오랜 반대 논리다.더불어 비싼 약값 덕에 미국 소비자들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보험 제약을 덜 받고 약을 구하는 게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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