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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료생 중 우리 아들만 없다”
19일 군인권센터는 박 훈련병의 어머니가 전해 온 A4용지 2장 분량의 편지를 공개했다.이날은 박 훈련병의 수료식이 예정돼 있던 날이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12사단에 입대하던 날 생애 최초로 선 연병장에서 엄마 아빠를 향해‘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난다.마지막 인사하러 연병장으로 내려간 엄마 아빠를 안아주면서‘군생활 할만한 것 같다’며‘걱정 마시고 잘 내려가시라’던 아들의 얼굴이 선하다”고 아들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첫째도 안전,전주 복권둘째도 안전,셋째도 안전하고 훈련시켜 수료식 날 보여드리겠다’던 대대장님의 말을 기억한다.우리 아들의 안전은 0.00001도 지켜주지 못했는데 어떻게,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라고 물었다.
어머니는 “망나니 같은 부하가 명령 불복종으로 훈련병을 죽였다고 하실 것인가 아니면 아들 장례식에 오셔서 말씀하셨듯‘나는 그날 부대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실 것인가,전주 복권아니면‘옷을 벗을 것 같습니다’라던 말씀이 책임의 전부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는 “군이 처음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에게 씌운 프레임은‘떠들다가 얼차려 받았다’이다.나중에 알고 보니 동료와 나눈 말은‘조교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네’같은 말이었다고 한다.자대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일 뿐일 텐데 그렇게 죽을죄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군장을 다 보급받지도 않아서 내용물도 없는 상황에서 책과 생필품을 넣어 26㎏ 완전군장을 만들고 총을 땅에 안 닿게 손등에 올려 팔굽혀펴기를 시키고,총을 떨어뜨리면 다시 시키고,잔악한 선착순 달리기를 시키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보를 뛰게 하다가 아들을 쓰러뜨린 중대장과 우리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더 많이 어겼느냐”고 지적했다.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
박 훈련병이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이행한 데 대해선 “괜히 잘못했다가는 자기 때문에 중대장이 화가 나 동료들까지 가중되는 벌을 받을까 무서웠을 것”이라며 “굳은 팔다리로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얕은 숨을 몰아쉬는 아들에게 중대장이 처음 한 명령은‘야 일어나.너 때문에 뒤에 애들이 못 가고 있잖아’였다고 한다.분위기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고 비통해했다.
숨진 아들에 대한 그리움도 편지 곳곳에 담겼다.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더 일찍 쓰러지는 척이라도 하지 그랬느냐’고 전하고 싶다”며 “오늘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다 죽임당한 아들이 보고 싶다”고 썼다.
박 훈련병의 어머니는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 차려지는‘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오후 6시부터 직접 시민을 맞이한다.군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곳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실시하면서 군기훈련 규정을 위반하고,전주 복권사고를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훈련병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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