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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관련 소송에 불출석해 패소를 초래한 권경애(59·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5천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 판사는 오늘(11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고 박주원 양 어머니 이기철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위자료 5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담당 변호사로서 소송위임계약에 따라 선량한 주의로 소송을 수행할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데도 2심 불성실 수행,루디 가르시아2심 판결 미고지로 인한 상고 기간 도과,루디 가르시아1심 2회 불출석의 잘못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특히 2심에서 2회 불출석 후 이를 인지하고 기일지정신청을 했음에도 다시 불출석한 점을 고려하면 이는 거의 고의에 가깝게 주의를 결여한 것으로 중과실에 해당한다"며 "상고할 기회를 상실하도록 한 것도 고의로 저지른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에 대해선 "딸의 사망 경위를 밝히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장기간인 6년 동안 이어온 소송이 허망하게 끝나 허탈감과 배신감이 심대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권 변호사가 책임을 지고 총 9천만 원을 내년까지 지급하겠다며 원고에게 준 이행각서금 액수 등을 고려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권 변호사가 대리했던 이 씨의 소송에서 소멸시효가 지나는 등의 이유로 승소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씨의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씨는 선고 후 "너무 실망이 크다"며 "5천만 원이 기존 판례에 비해 큰 금액이라 말할 텐데,참 멋지시다.대단한 법정이고 대단한 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권 변호사는 지난해 4월 마지막 통화에서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도 이후 어떤 해명도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숨어 있는 상태"라며 "사람의 무책임함이 어디까지 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면서 "잊히지 않도록 항소는 당연히 할 것이며,루디 가르시아그래도 안 되면 독하게 혀 깨물고 입술을 악물고 대법원까지도 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권 변호사는 이 씨를 대리해 2016년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9∼11월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불출석해 패소했습니다.당사자가 3회 이상 재판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것으로,루디 가르시아패소를 몰랐던 이 씨가 상고하지 못해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권 변호사는 작년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의 징계를 받았습니다.이 씨는 권 변호사를 상대로 2억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 구성 : 진상명 / 편집 : 정다운 / 제작 : 디지털뉴스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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