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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1400원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드는 모양새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두 차례 금리를 내린다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달러 약세가 나타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강(强)달러'는 진정되겠지만 3분기까지는 '고(高)달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코로나19(COVID-19) 이후 달러가치 기준 자체가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다만 연말로 갈수록 달러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381.4원·새벽 2시) 대비 5.3원 내린 1376.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시가가 1370원대에 형성된 건 지난달 19일 이후 14거래일 만이다.
이날 장초반 원/달러 환율 하락은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반영된 결과다.미국의 6월 비농업 일자리는 20만6000명으로 예상치(19만명)보다 증가했지만 이전 두 달 수치가 모두 하향 조정됐다.실업률(4.1%)은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노동시장 둔화 움직임을 확인시켰다.
그 결과 시장은 연준이 연내 2차례 금리를 내린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9월 금리인하 확률도 키웠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은 70%대까지 높아졌다.지난주엔 57% 수준이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고용지표 발표로 연준의 초점이 물가에서 고용으로 넘어가는 국면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는 9월과 12월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달러화는 약세로 전환했다.고용지표 발표 이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대로 내려왔다.달러 인덱스가 105선 아래로 내려온 건 약 3주 만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가 주간 단위 기준으로 5주 만에 큰 폭 약세를 기록했다"며 "ISM 제조업과 서비스지수 부진에 이은 고용지표 둔화가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을 높이면서 달러화는 약세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까지는 1300원 중반대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이후 연말로 갈수록 달러가 약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10월 중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내년 금리인하 횟수로 옮겨간다는 이유에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로 달러화지수가 내렸지만 유럽의 정치 이벤트나 통화정책 등을 고려할 때 약달러가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며 "늦가을까지는 고달러를 유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360~1370원대 밴드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상반기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렇게 되면 달러 약세가 두드러지고 엔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연말에 달러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환율은 1300원 아래로 내려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1200원대 중반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