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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인력 잡으려 정원도 늘렸나" 문제제기

의정 갈등이 장기화 국면 속에서 국립대병원들의 전임교수 충원률은 오히려 10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전공의를 마친 전문의 단계인 전임의 충원율이 24%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총체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병원들이 당장 인력을 잡기 위해 전임교수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국립대병원 8곳의 전임교수 충원율은 평균 101.7%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전임의 충원율 23.7%와 대조된다.부산대병원,아시안게임 e스포츠전북대병원,제주대병원 등 3곳은 직책별 구분 없이 전체 의사 인원만 공시해 분석에서 제외됐다.

‘전임교수’는 대학의 정규 교원으로 의대 소속이면서 병원에서 진료와 교육을 겸하는 겸직 교수다.반면‘전임의’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병원에서 추가 수련과 진료를 수행하는 계약직 의사로 일명‘임상강사’나 '펠로우'로 불린다.

전임교수 충원율이 100%를 초과한 것은 일부 병원에서 정원 외 인력을 추가로 운용했기 때문이다.충남대병원은 정원이 159명이지만 187명이 근무 중이다.충북대병원은 전임교수 정원을 기존 108명에서 126명으로 늘린 뒤 현원 127명을 확보했다.

국립대병원들의 움직임은 전공의와 전임의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력 전략으로 해석된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의정갈등이 시작된 지난해 상반기 14개 국립대병원에선 교수 223명이 사직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정갈등 이후 전문의는 물론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병원들이 안정적인 인력인 전임교수를 늘려 조직의 중심을 잡으려는 것”이라며 "기존 비전임 교수 등으로 근무하던 전임의들이 전임교수로 임용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그는 전임의 중에서 교수직을 원하는 인력을 위해 적극적인 임용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전임의 확보는 난항을 겪고 있다.8개 병원의 전임의 정원은 892명이지만 실제 근무 인원은 211명에 그쳐 충원율은 23.7%에 불과하다.서울대병원은 정원 321명 중 123명,분당서울대병원은 177명 중 62명이 근무 중이다.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은 정원만 공시했을 뿐 현원은 0명으로 보고됐다.

전임의 인력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점도 병원 입장에선 부담이다.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전문의 시험 응시자 수 자체가 줄었고 올해 전문의 최종 합격자는 509명에 그쳐 지난해의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인력 부족과 업무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전임의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전공의 공백으로 교수와 전임의의 업무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일부 전문의들은 상대적으로 근무 강도가 낮은 2차 병원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한 국립대병원 교수는 “지금은 전공의 없는 상급종합병원보다 지방 중소병원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전임의들이 많다”고 전했다.

중간 인력 충원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국립대병원들은 전임교수 정원을 조정하며 조직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최근 전임교수 인력을 늘린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의정갈등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면서도 “정원 확대 시점이 의정갈등 이후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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