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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시달리던 중 아버지에게 손 벌려…"이혼하면 꽃길 열어주겠다"
위장 이혼까지 결심했지만 모진 말에…존속살해 혐의로 징역 20년 선고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남성 A 씨는 자신의 아버지인 B 씨(69)를 찾았다.당장 급한 한 달 치 생활비,양육비 450만 원이라도 빌려보자는 심산이었다.그러나 B 씨는 매정했다.아버지는 아내와 이혼하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A 씨는 육아휴직 상태로,도박 도매월 육아휴직급여로 받는 80만 원이 수익의 전부였다.아내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고,실업급여도 중단됐다.그러나 생활비와 양육비,대출상환금은 A 씨의 어깨를 짓눌렀다.
아내의 동생과 어머니에게 손을 벌리는 상황이었고,B 씨에게도 이미 1000만 원 이상을 빌린 상태였다.그러나 각종 금융기관으로부터 변제해야 할 대출금은 총 3000만 원에 육박했다.
A 씨가 내린 결론은 아버지 B 씨였다.그러나 아버지는 평소 마음에 들지 않던 아내와의 이혼을 종용할 뿐이었다.
"이혼만 하면 담보대출을 받아서라도 빚을 갚아주겠다."
A 씨는 대출 빚을 갚기 위해 아내와 위장 이혼을 하기로 했다.아내와도 카톡으로 합의했다.
"이혼을 하겠다." 다음날 B 씨와 막걸리를 마시며 A 씨는 아버지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다.대출금 상환을 기대했다.그러나 돌아오는 건 모진 말이었다.
"네가 이혼하는 것을 그년이 허락했냐?네가 이혼하더라도 내가 85세가 되는 날 그년을 죽이고,로또 1등 보너스네 처가에 찾아가 불을 지르고 나도 죽겠다."
싱크대에 놓인 식칼이 눈에 들어왔다.A 씨는 "다시 이야기해 봐"라며 B 씨를 위협했고,멱살잡이까지 오갔다.그 과정에서 칼에 찔린 B 씨는 결국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A 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2022년 A 씨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A 씨는 같은 해 5월 13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우발적 범행이라는 점,경찰에 자수한 점,마작 치 퐁 깡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한다는 점,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들면서도 범죄의 중대성을 짚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사람의 생명이라는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이고,피고인의 범행으로 생명을 잃은 피해자의 피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며 "부친인 피해자를 흉기로 수십 회 찔러 살해해 범행 내용과 방법,그 잔혹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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