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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외화 조달 수요 대응 목적
외화채 발행 성공시 첫 레퍼런스 확보
외화예탁금으로 대여해줄 수 있지만
중장기 운용엔 한계…수익률도 낮아
5년물 이상으로 발행해 안정성 확보
정부보증 없어 낮은 신인도는 '숙제'
한국증권금융(이하 증권금융)이 1955년 창사 이래 첫 외화채 발행을 추진한다.증권사들의 외화 자금 조달 수요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9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증권사 유동성 지원 업무의 일환으로 달러화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르면 올 하반기 글로벌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내년에 외화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금융이 외화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1955년 설립 이후 70년 만에 첫 레퍼런스(발행기록)를 확보하게 된다.외화채 발행 규모와 만기 등 세부 사항은 검토 단계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외화채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초기 검토 단계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증권금융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설립됐다.한국거래소가 지분 11.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전체 주주는 증권단(38.7%) 은행단(29.4%) 증권유관기관(13.7%) 등으로 구성돼 있다.투자자 예탁금 예치·운용이라는 사업을 하면서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증권금융이 외화채 발행을 준비하는 건 해외 대체투자 시장에서의 자기자본투자(PI)나 트레이딩 등을 위한 증권사들의 외화 조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특히 대형 금융그룹 계열이 아닌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외화를 조달하는 데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탓에 증권금융을 통해 외화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다.증권금융으로서도 조달금리에 일정 수준의 마진을 붙여 증권사에 대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수익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금융은 기존에도 외화예탁금을 활용해 증권사에 외화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하지만 외화예탁금은 고객이 요청할 때 바로 돌려줘야 하는 자금으로 증권사들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어 사실상 수요가 전무한 실정이다.이에 증권금융은 최소 5년물 이상의 외화채를 발행해 중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증권금융의 외화예탁금으로 외화를 조달할 경우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하기 어렵고 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며 "외화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빌려올 경우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금융의 국제 신용등급은 외화채를 발행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증권금융은 2015년 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 'Aa2'를 평가받은 후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같은 등급의 금융기관으로는 대표적으로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주택금융공사 등이 있다.이들은 최근까지도 외화채를 발행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다만 증권금융은 정부기관이 아닌 만큼 글로벌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북빌딩)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도 있다.이에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정부와 함께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추진해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게 발행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금융이 외화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직접 굴리기엔 아직 외화 운용 역량이 충분치 않아 증권사에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만 활용될 것 같다"며 "대외 신인도가 낮은 부분은 (IR 등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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