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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본사.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검찰이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사기 혐의’입증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금융당국과 MBK가 대립각을 세우는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만으로는 사기 인정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MBK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앞서 금융당국이 지난달 21일 김병주 MBK 회장,김광일 부회장을 비롯 홈플러스 경영진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패스트트랙으로 이첩했다.검찰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MBK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기 혐의 입증의 핵심 단서로‘홈플러스 단기 신용등급 강등 인지 시점’이 지목된다.신용도 하락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의 발단이 된 사건이다.

MBK는 홈플러스의 신용도 하락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고 투자적격등급 끝선인‘A3-’로 하향공시된 2월28일 이후 급박하게 기업회생을 결정했다고 주장한다.홈플러스는 연간 6000억원 안팎의 운전자본을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므로 신용도 하락 이후 투자 수요가 위축돼 유동성이 마를 위험을 우려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신용도 강등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했다고 의심한다.등급 강등 직전까지 유동화시장에서 단기사채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고의적으로 피해를 입혔다고 보고 있다.원리금 지급 능력에 문제가 생긴 점을 알면서도 채권을 발행했다면 투자자를 기망한 사기 행위로 간주돼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신용등급의 경우 기업이 원칙적으로‘확정적’으로 알 수 없다.간접적 인지 가능성만으로 사기 혐의를 입증하기란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가 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고할 수 있어도‘등급이 떨어진다’라고 일찌감치 말해 줄 수는 없다”라며 “수사를 통해 MBK가‘알았느냐 몰랐느냐’라는 정황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평가했다.이어 “결국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언제부터 준비했는지가 혐의 입증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MBK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을 염두에 두고 시장성 조달을 감행했다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MBK는 2월25일 오후 4시경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하락 예정 사실을 최초 통지 받았고 즉시 이의신청을 준비해 다음날 오후 2시 신평사 담당자와 면담했다고 밝힌 상태다.등급 하락을 막기 위해 ▷MBK가 홈플러스에 1000억원 자금보충약정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상환 조건 변경에 따른 부채비율 저감을 신평사에 제시했지만 신용도 강등을 막을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등급 하락을 사전에 알았다면 일찌감치 신평사에 요청했을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검찰 수사와 함께 홈플러스 회생은 절차대로 진행 중이다.홈플러스는 협력사 상품 대금 지급을 통한 영업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거래처 대금 지급을 위해 법원으로부터 외부 신규 조달도 승인 받았다.

물론 신규 조달을 두고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홈플러스 유동성에 부담을 안긴 금융채무가 동결됐으나 여전히 영업현금으로 비용이 충당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따라서 향후 경영 정상화를 낙관할 수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홈플러스 회생 채권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22일까지 조사위원 삼일회계법인의 보고서가 완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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