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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일본 안전자산 부각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지난해 7월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2024.07.30.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달 한달 동안 일본의 주식과 채권을 총 8조엔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가 12일 보도했다.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05년 이후 최대 규모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불신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일본으로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대내외 증권 매매 계약 등의 상황'에 따르면,지난달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채권 순매수액은 단기채를 제외하고 8조2130억엔(약 79조원)에 달했다.

이는 종전 최대였던 2023년 4월의 6조엔대를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자산별로는 중·장기 국채가 4조5371억엔(약 43조6000억원),주식 및 투자펀드가 3조6759억엔(약 35조3200억원) 순매수됐다.채권은 역대 두 번째,주식은 세 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다.

닛케이는 자금 유입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지목했다.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논란 등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쏠렸다는 분석이다.

해외 자금 유입에 따라 일본 증시도 반등했다.닛케이평균 주가는 지난달 말 3만6000대를 회복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국채 역시 금리 상승으로 가격 매력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유입됐다.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수석 채권 전략가는 "금리 상승이 일본 국채 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 국채가 각국 외환보유액 운용처로 선택됐다는 분석도 나왔다.오카산증권의 수석 채권 전략가는 "순매수 규모가 이례적으로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외환보유액 관련 자금 유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모두 일본으로 향한 것은 아니다.상호 관세가 발동되기 직전인 지난달 8일과 그 직후를 비교하면,주요 통화 중 엔화의 달러 대비 상승률은 0.1%에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이 주춤한 가운데,오히려 다른 국가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것은 대만달러였다.지난달 8일 대비 10% 상승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만이 통화 절상에 합의했다는 관측이 돌자 대만달러 매수세가 급격히 확산됐다.호주달러도 8% 상승하며 자원국 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스위스프랑,유로,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 역시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우노 다이스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 전략가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화되면서,풍성한 골든 바카라 양방엔화 강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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