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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USTR 대표 방한‥한미 고위급 협의 '분수령'
전문가 "한미 FTA 원칙 지켜야.무리한 양보 안 돼”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는 15~16일 제주에서 열리는 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을 위해 방한한다.정부는 지난 한미 간 2+2 통상 협의에서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 마련을 위한 협의 틀을 구축했다.이번 협의에서는 장관급 협의가 조율돼 있으며,추가 기술 협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그리어 대표 간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안 장관은 지난달 26일 인천공항 귀국길에 기자들을 만나 "USTR과 중간 점검 회의는 제가 갈 가능성도 꽤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고위급 협의가 이뤄진다면,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구체적인 세부의제를 전달하고,향후 통상 협상의 방식과 일정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통상 분야 수장 간의 회동은 사실상 양국의 통상 분야 최고 수장 간의 만남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 내 통상 기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상 협의에서 미국 측이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이상 수입 제한,쌀 등 농업분야가 거론될지 주목된다.그동안 미국은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하도록 제한해온 데 한국에 대해 줄곧 불만을 제기해 왔다.앞서 USTR은 '2025 국가별 무역 평가 보고서(NTE)'에서 한국에 대해 미국산 소고기 30개월령 미만 수입제한 문제,유전자변형작물(GMO) 규제 등을 문제로 언급했다.특히 쇠고기 수입 제한은 16년간 유지됐다고 지적했다.지난해 한국은 22억2000만달러어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 최대 시장인 만큼,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협상 카드로 꺼내들고 관세율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의 무역 협의를 들여다보면,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인하하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폐지하기로 했다.대신 영국은 에탄올,소고기,무료 보너스 슬롯 온라인농산물,기계류 등 시장을 개방해,미국 제품에 50억달러 규모의 수출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농축산물 시장 개방 문제를 협상 카드로 꺼내 들 경우,국내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또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라는 점을 지렛대로 삼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미국과) FTA가 있는 만큼,10%가 협상의 출발선이 돼선 안 된다"며 "FTA 개정 협상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미국이 관세를 10% 올리고,한국에 시장을 더 열라고 요구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동 배재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은 핸들링이 쉬운 국가와 먼저 협약을 맺은 뒤 이를 다른 협상에 활용하는 전략을 쓰는데,한국이 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 속 우리나라는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면서,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관세율을 유리하게 조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강승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