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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만 선택적으로 죽이는‘자가 제한’유전체 지닌 GM 모기
비밀첩보원 007 제임스 본드의 고향인 영국에서 말라리아,뎅기열,포커게임 종류지카와 같은 모기 매개체인 질병 퇴치를 위해 암약할 비밀요원들이 대거 육성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6일(현지시각) 전했다.
영국 옥스퍼드 외곽의 한 산업단지 내 건물 안의 창문 없는 방에서 벽에 전기 파리채와 끈적끈적한 테이프를 붙이고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인물이 있다.비밀요원들에게 신무기를 장착시켜주고 있는 옥시텍(Oxitec)의 마이클 빌스키 연구개발 팀장이다.
그의 앞에 놓인 슬라이드에는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수집해 브러시로 정렬해 놓은 모기알이 줄지어 있다.빌스키 팀장은 DNA 혼합물로 채워진 작은 바늘을 모기알에 찔러 넣는다.그는 "각 슬라이드에는 50개~100개의 모기알이 있으며,모두 주입하는 데 15분에서 30분 정도 걸린다"며 "보통 하루 500개~1000개 이상을 주입한다"고 설명했다.그렇다.그가 키우는 비밀요원들은 다리가 여섯 달린 유전자변형(GM) 모기들이다.
옥시텍은 곤충 통제를 통해 공중보건과 식량안보를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은 영국 생명공학회사다.옥시텍은 지난해 침입종 모기에 의해 말라리아가 다시 유행하는 아프리카 동부의 지부티에 수만 마리의 GM 모기를 방사했다.동아프리카에서 이러한 모기가 방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두번째다.이는 열대성 질병인 뎅기열을 퇴치하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의 미국 플로리다와 브라질에서 여러 차례 GM모기를 방사한 것이 효과를 거둔 뒤 이뤄진 것이다.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 비영리단체인 '말라리아 노 모어' 영국의 전략 책임자인 로티 렌윅은 GM모기가 말라리아 전파를 방지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그는 그러나 모기장이나 주사와 같은 다른 예방도구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라리아는 암컷 모기에 의해 전염된다.5세 미만 어린이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가는 질병이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2023년 83개국에서 약 2억6300만 건이 발병했으며 59만7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아프리카는 말라리아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 대륙이다.전체 사례의 94%가 발생한다.또 5세 미만 말라리아 어린이 사망자의 76%를 차지한다.
인구 100만 명의 동아프리카 국가인 지부티는 말라리아 퇴치에 거의 성공하는가 싶었다가 다시 환자가 늘고 있다.2012년 27명에 불과했던 사례가 2020년에는 7만3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원인은 남아시아에서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아프리카로 유입된 아노펠레스 스테펜시(Anopheles stephensi) 모기종 때문이다.
아노펠레스 스테펜시는 모기 개체수를 조절하는 데 사용되는 많은 살충제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다른 모기들은 보통 한밤중에 사람을 무는데 이들 모기는 사람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인 저녁시간대 주로 활동해 모기장의 보호 효과도 떨어진다.
지부티 정부는 브라질에서 뎅기열을 퍼뜨리는 침입종 모기 격퇴를 위해 GM 모기를 퍼뜨린 옥시텍의 성과를 듣고 도움을 요청했다.옥시텍의 실험실에서 DNA가 주입된 이들 모기알들은 따뜻하고 습한 방으로 옮겨져 성체로 자라게 된다.
실험실에서 생산된 모기는 정상적인 세포 과정을 차단하는 '자가 제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짝짓기로 태어난 암컷 자손은 모두 죽는다.물지 않은 수컷 자손은 살아남아 다른 야생 암컷과 짝짓기를 계속한다.이 '친절한 모기'를 지속적으로 방사하면 더 많은 암컷이 죽어 모기 개체수와 말라리아 확산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옥시텍의 과학자들과 말라리아 및 모기 전문가들은 이 모기의 안전성을 강조한다.실제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2022년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인간이나 환경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현재 이와 같은 기술에 투입되는 대부분의 자금은 국제 기부자와 자선가들로부터 나온다.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개발처(USAID)를 폐쇄하면서 국제 인도주의 활동의 환경이 바뀌었지만 프랜센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그는 "지금이야말로 파괴적인 도구가 가장 필요한 때이자 새로운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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