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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등 폭넓게 목소리 낸 프란치스코
非신자 인기 높았지만 내부 비판 목소리도
“성향 비슷하지만 타협적 인물 선출될 수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후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7일(현지시각) 합의 불발로 시작한 가운데,이번 콘클라베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계승할지에 대한 투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현재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계승하려는 인물들이 많지만,정반대 입장인 후보들도 있어 추기경들이 어느 노선을 택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7일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를 앞두고 추기경단이 바티칸에 모였다./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온 133명의 추기경은 7일 바티칸에 모여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 신임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를 시작했다.특정 후보가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교황으로 선출될 수 있는데,이날 진행한 첫 번째 합의에서는 선출이 이뤄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번 콘클라베가 “사실상 프란치스코의 재위 기간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평가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끌었던 지난 12년이 성공적이었는지,방향 수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추기경들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위 기간 동안 논쟁적인 발언과 개혁 정책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동성애 성직자에 대해 “내가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으며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했다.내부적으로는 추기경단을 아시아,아프리카 등‘주변부’국가 중심으로 확장했고 여성과 평신도를 주요 회의에 참여시켰으며 바티칸 행정 개혁과 재정 투명성 제고,교회 내 성폭력 은폐 책임자 처벌 조치 등을 단행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진보 성향 추기경들은 더 과감한 개혁을 요구하는 반면,보수 성향 인사들은 이를 철회하거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특히 여성 부제 서품,사제 독신 의무,마틴게일 베팅피임과 동성애에 대한 교리 해석 등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직 결론내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 추기경단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사회 이슈에도 목소리를 냈다.기후변화,빈곤,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했고 이민자 권리를 강조해 왔다.이 모습은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에게도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하지만 이런 외부 인기가 오히려 교회 내부 보수 세력에게 반감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보수 논객인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은 한 인터뷰에서 “교회를 다시 신자들의 손에 돌려줘야 한다”며 “프란치스코 지지자는 대개 평신도,반대자는 실질적 신자들”이라 주장했다.독일의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계승을 외치는 이들은 언론과 무신론자들”이라고 비판했다. 7일 바티칸에서 콘클라베를 앞두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다만,교황 선출권을 가진 추기경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지지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현재 유권 추기경의 80%는 프란치스코가 직접 임명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도쿄대교구장 키쿠치 이사오 타르치시오 추기경은 “지금은 교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할 시점이며,새 교황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고,이탈리아의 발다사레 레이나 추가경도 “지금은 뒤를 돌아볼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 전에는 전통주의자로 여겨졌으나,교황직에 오른 뒤 전례 없는 진보적이고 광범위한 행보를 보였다.따라서 다음 교황은 타협형 지도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프란치스코 교황과 유사한 목회적 스타일을 지녔지만 보다 절제된 언어와 행정 능력을 갖춘 인물이거나,카리스마는 부족하더라도 안정적 통치가 가능한 인물이 유력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