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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등 지역문제보다 대미투자 유치에 쏠려
사우디·카타르·UAE 방문하면서 이스라엘은 제외
지정학적 이슈,이스라엘-사우디 수교의제는 중요
BBC는 12일(현지시간) 중동연구소(Middle East Institute)의 선임연구원인 캐런 영의 분석을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걸프 지역 국가들의 추가 투자 발표를 원한다"고 보도했다.미국외교협회(CFR)의 중동·아프리카 선임 연구원 스티븐 쿡은 가디언에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부유한 걸프 국가들과 그들의 대규모 국부 펀드를 대미 투자의 자원으로 바라보는 그의 관점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첫 해외 순방지로 '돈' 많은 중동 3국으로 낙찰=이번 중동 3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뒤 나서는 첫 국외 순방이다.재집권 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은 지난달 말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에 간 것이었다.이번 걸프지역 3국 순방은 실질적인 첫 해외 방문 외교랄 수 있다.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현재 중동은 가자지구 사태,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수교 논의,이란 핵협상 등 지정학적 사안이 산적해 있다.그럼에도 이런 문제들보다 순방국들과 대미 투자 합의를 끌어내는 데 집중한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외교에서도 전개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10·11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관세협상에서 뚜렷한 돌파구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중동에서의 대규모 투자 유치 소식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방문국들과의 무역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가 지정학적 사안보다는 비즈니스 합의를 타결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사우디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예정입니다.14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걸프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같은 날 카타르로 이동하고,15일 UAE에서 3일간의 순방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월가와 실리콘밸리 인사들 대거 동행=한편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문으로 월가와 실리콘밸리의 주요 인사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모여들고 있다.리야드에서 열리는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비롯해 팔란티어,시티그룹,IBM,퀄컴,알파벳,프랭클린 템플턴 CEO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지난 1월 모하메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향후 몇 년간 미국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액을 1조 달러로 늘리기를 바란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택하겠다고 말했다.몇 주 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기에 그곳에 갈 것"이라며 사우디 방문 계획을 밝혔다.이번 방문은 그 약속 이행인 셈이다.
거의 1조 달러(92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이미 미국에 다수의 투자를 하고 있다.우버,게임 회사 일렉트로닉 아츠,전기차 회사 루시드 등에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UAE도 향후 10년간 AI,우리 계열 바카라반도체,에너지,제조업 등 미국에 1조 4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지난 3월 국가안보보좌관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 앞에서 약속한 바 있다.그러나 BBC는 중동연구소 캐런 영의 분석을 토대로 이러한 투자 규모는 단기적으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방문 중 발표될 수 있는 구체적인 거래와 관련,사우디아라비아가 1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무기 및 기타 군사 물자 구매에 동의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여기에는 미사일,레이더 시스템,수송기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오랫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공급해 왔지만,2021년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역할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리야드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를 중단했다.바이든 정부에서 사우디와 미국 사이가 껄끄러웠던 배경에는 2018년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살해 사건이 자리잡고 있다.바이든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이 살인을 승인했다고 보았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수교 문제 다룰지 관심=그러나 이제 미국에서 정권이 교체됐고 미국과 사우디는 양국 모두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시간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이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문제가 진전을 이룰지도 주목된다.이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이던 2020년 UAE,바레인,모로코 등과 이스라엘을 수교하도록 한 아브라함 협정의 확장이자 완결로 평가되는 과제다.
특히 이번 순방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관련 문제 등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에게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CNN 방송은 지난 9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쿠슈너가 이번 순방에서 사우디 지도자들과의 민감한 회담에 접근하는 방식 등에 대해 광범위하고 긴밀하게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순방의 최우선 과제는 대미 투자 강화이지만,쿠슈너와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측근들은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려는 더 야심 찬 목표도 내부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순방 중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견해차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WP는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 미국이 협력하기를 희망했지만,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대화를 거부하면서 이란과 외교적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짚었다.사우디 등 순방국들이 가자지구 점령을 공식화하며 공격을 확대하는 이스라엘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이규화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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