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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586건 지진 피해 신고 접수
기상청 "여진 약화하고 있어…인근 지역은 안전 유의해야"
(부안=뉴스1) 장수인 기자 = "살구나무가 반으로 쪼개졌더라고.며칠째 옆집 닭들이 밥을 안 먹는다고 주인이 걱정이 많아."
전북자치도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 4.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 16일 오전 11시께 찾은 부안 행안면 행산문화마을.
오전부터 내리쬐는 햇빛을 피해 마을 한 가운데 놓인 평상에 모인 주민들에게 지난 12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돼버렸다.
이번 지진의 진앙인 부안 스포츠파크와 불과 10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만큼,노팅엄 포리스트 순위주민들은 앞으로 또 어떤 규모의 지진이 마을을 덮칠지 몰라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2일에 이어 다시 만난 장순자 씨(83)는 지진 발생 직후까지만 하더라도 눈에 띄는 피해가 없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장 씨는 "마을 노인들마다 또 지진 나면 바로 튀어나온다고 집 문 앞에다가 옷 보따리부터 통장까지 싹 가방에 넣어서 꺼내놓았더라니까.처음엔 별스럽다 했는데 나도 짐을 싸놓아야 하나 싶어"라며 "또 지진이 날까 봐 무섭다"고 몸서리를 쳤다.
지진 발생 당일 마을에 나타나지 않았던 피해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함께 있던 김혜숙 씨(70)는 "우리 산소에 살구나무는 꼭 사람이 쪼갠 것처럼 반으로 쪼개져 있었다"며 "지진이 나고 바로 그런 건 아니고,얼마 후에 가서 보니 그렇게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가축들도 지진 영향을 받는 건지 의문스럽지만,옆에 사는 아줌마는 닭들이 지진 발생한 날부터 지금까지 밥을 안 먹어서 걱정이라고 한다"면서 "(나도) 그날 지진에,여진까지 세게 겪었더니 아직까지 놀란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에 붙어있는 신목마을 안혜경 씨(63)의 집 기왓장은 지난 12일과 같은 모습으로 떨어져 있었다.주말을 맞아 모처럼 집에서 쉬고 있던 안 씨는 지붕 위에 날린 듯 뒹굴고 있는 기왓장이 눈에 밟혔다.
안 씨는 "바로 붙이려고 시멘트도 사다놓긴 했는데 '저길 어떻게 올라가서 해야 하나' 엄두가 안 나서 어쩌질 못하고 있다"며 "12일 이후 며칠째 '또 지진이 날까.뭐가 터지는 거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서 밤에 잠도 잘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시 26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km 지역에서 4.8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기상청이지진계기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78년 이래 가장 큰 규모다.올해 들어 전북지역에서는 2.0 이상 지진이 지난 2월 익산에 이어 2건 발생했다.3.5 이상 진도Ⅴ 지진은 지난해 7월 장수에서 발생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에 전북에서는 586건의 지진 피해 신고(16일 오전 8시 기준)가 접수됐으며,△부안 455건 △김제 48건 △정읍 31건 △군산 16건 △고창 15건 △전주 9건 △익산 6건 △순창‧완주 각 3건 등에서 이어졌다.
시설별 피해 신고는 건축물 546건(주택 404건,공동주택 17건,창고 41건,공공시설 21건,학교 20건,상가 등 43건),국가유산‧주변시설 6건,기타 34건 등으로 집계됐다.
부안 인근에서는 총 22회의 전‧본‧여진이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지진에 앞선 전진(前震) 1회,노팅엄 포리스트 순위규모 4.8 본진,여진 20회(3.1 규모 1회 포함) 등이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조금씩 여진이 약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중 이번 지진의 규모가 손에 꼽을 정도로 강했기 때문에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해 인근 지역에서는 안전에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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