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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진의 내 아이 상담법
만 18세 이상 청소년 선거권
6월 대선에 참여할 아이들
초기 투표 습관 잘 들여야
어른 돼서도 꾸준히 참여
심리적 독립과 맞닿아 있어
부모 그릇된 '조언' 주의해야한국에선 '만 18세 이상' 국민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고등학생 아이들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데,이 시기의 투표 경험은 생각보다 중요하다.초기 투표 습관을 잘 만들어야 어른이 돼서도 꾸준히 선거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생애 첫 투표'를 앞둔 내 아이를 위해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부모가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사례로 풀어봤다.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그래서인지 요즘 필자는 '소중한 한 표'의 의미를 새삼 되새긴다.특히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만 18세 청소년들에겐 그 의미가 더 각별할 거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만 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만 19세이던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졌다.이듬해 열린 21대 총선에서 53만명의 만 18세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이들의 투표율은 67.4%로 전체 연령대 평균(66.5%)을 웃돌았다. 

올해에도 수많은 청소년들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투표장으로 향할 거다.이들에게 투표란 정치에 참여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청소년기의 발달과업인 '심리적 독립'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심리적 독립이란 부모를 비롯해 주위의 많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의 심리적 독립은 어느 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치며 조금씩 완성된다.부모는 그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다면 선거를 앞둔 지금,토토 핫 소닉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필자는 아이들과 토론할 것을 추천한다.'누구를 뽑을지'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자유롭게 이야기해보자.부모와 토론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나름의 선거 기준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를 찍어야 해.그래야 우리나라가 발전해" "○○○의 정치는 힘이 없어.공약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어" 등과 같은 부모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주입하는 건 금물이다.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선거는 각자 독립된 주체로서 의사표현을 하는 장場인 만큼 아이들도 스스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모가 잘못된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래서 이번 칼럼에서 자녀와 선거 관련 토론을 시작하기 전 부모가 알아두면 좋을 사례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필자가 상담실에서 만난 청소년 A의 사례다.처음 선거권을 얻은 A는 "부모님 때문에 투표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A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자."사실 저는 정치에 관심도 없고,누가 당선되든 상관없어요.그런데 아빠,엄마가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뽑으라고 강요해요.저한텐 투표 자체가 별 의미 없이 느껴지는데,부모님까지 나서서 강요하시니 투표하기가 더 싫어요." 

필자는 A의 부모와 같은 사례가 적지 않을 거라고 짐작한다.언급했듯 만 18세 청소년의 투표율이 21대 총선 67.4%에서 22대 총선 56.8%로 10.6%나 떨어진 덴 부모들의 개입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선거권을 기쁘게 받아들이고,적극적으로 행사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또다른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청소년 B는 A와 마찬가지로 선거에 무관심했다.하지만 부모와 이야기를 나눈 후 투표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B의 부모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던 걸까.B의 부모님이 건넨 이야기를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투표를 하지 않는 건 네 인생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야.왜냐하면 선출된 정치인이 행하는 국가 정책은 네 인생을 돕거나,방해할 수 있거든.최근 불거진 의대정원 증원 문제도 마찬가지야.국가가 정책 차원에서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이면서 의료 현장에서 의사가 부족해졌지.그 결과 우리는 한동안 아파도 맘 편히 병원에 가지 못하고,응급실을 찾아 전전해야 했어.정치인의 판단이 국민의 생사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야.선거는 국가정책을 만드는 사람을 네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기회야.네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지 않고 남들에게 맡기는 건 너무 수동적인 태도가 아닐까." '언젠가 선거권을 받을' 모든 아이를 기르는 부모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첫 선거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초기 '투표 습관'을 갖춘 아이들은 향후 성인이 돼서도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우리 사회를 위해서라도 자녀가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물론 선거는 어른들에게도 어렵다.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데,혹시나 잘못된 사람을 뽑았다가 후회하게 될까봐 '기권'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아이들이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그 방식은 언제나 평등해야 한다.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쌍방향 소통'을 해야 한다.부모가 제 역할을 다 한다면,홀덤 규칙다가오는 대선 후 아이들은 한뼘 더 성장해 있을 거라고 믿는다. 

유혜진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 | 더스쿠프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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