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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미국의 수입차 관세를 둘러싸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미국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긋자 일본은 강하게 반발했다.미국이 이 입장을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고수할 경우 자동차뿐 아니라 앞으로 관세가 매겨질 반도체 분야에도 빨간 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미 관세 협상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미국에서 2차 협상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3일 미국이 부과한 자동차·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두고 “일련의 관세 조치를 모두 재검토해줬으면 한다”며 “그 부분(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이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으면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같은 날 관세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 브리핑에서 “여전히 일치점을 찾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자동차 관세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는 일본이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강한 반응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일본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율 24% 중 다른 나라들에도 일괄 부과한 기본관세 10%를 뺀 국가별 관세 14%만 협상 대상으로 삼았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특히 미국은 일본의 자동차 관세 폐지 요구를 두고 “특정국에만 예외를 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한국도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진행한‘2+2(재무·통상 장관)’협의에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25%,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앞으로 매겨질지도 모를 품목별 관세까지 면세해달라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자동차 관세가 한·미 관세 협의 테이블에서 제외된다’는 미국 측 통보는 아직 받지 못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2+2 협의 등에서 미국이 국가별 관세만 협상 대상이라고 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한국 정부는 관세·비관세,경제안보,투자협력,어린이 플래시 게임환율 등 4개 분야에서 지난주부터 미국과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를 의제로 삼지 않겠다고 일본에 통보한 것은 한국엔‘나쁜 소식’이다.한국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자동차뿐 아니라 미국이 향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반도체도 협상 의제로 삼는 게 녹록지 않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기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3위 품목이며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미·일 협상 과정을 통해 협상 범위부터 쟁점이 된다는 사실이 일단 확인됐다”며 “한국 정부는 협상을 서두르는 대신 일본 등과 공동보조를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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