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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데이터까지 서두를 필요 없어”
6월 FOMC서도 금리동결 전망 우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함에 따라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를 당분간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지켜볼 것으로 예측된다.
연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및 실업 위험이 높아지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때를 놓치지 말라며 미 연준이 우려하는 물가 급등은 나타나지 않을 테니 당장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박해왔다.이에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고용시장 상황이 여전히 견조하고 향후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도 있다며 아직은 금리 인하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신중론을 펴왔다.
투자 전문가들은 연준이 6월 열리는 다음번 FOMC 회의에서도 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오전 기준 연준이 6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약 70%로 반영했다.페드워치는 뉴욕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향후 미국 기준금리 기대치를 보여주는 도구로 CME가 제공한다.
연준 위원들은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시장 참가자들은 관세 여파가 장기화할 불확실성을 고려해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는 적어도 7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연준 위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주된 배경은 관세정책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일자리 지표가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정책 영향 있지만…일자리 지표 양호해 신중한 관망세=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양대 목표(최대 고용·물가 안정)가 (서로)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인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경제가 각 목표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목표와 현실 간의) 간극이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가 얼마나 달라질지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둔화하면 물가가 낮아지고 실업률이 올라간다.그래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양대 목표를 둘 다 달성할 수 있다.하지만,관세는 물가와 실업률을 둘 다 높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충돌한다.그래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관세 영향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4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17만7000명 증가로,최근 12개월 평균 증가 폭(15만2000명)을 웃돌았다.실업률도 4.2%로 완전고용에 가까운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반면 미시간대가 설문 조사한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월 들어 6.5%로 상승,미국이 10%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1981년 이후 4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파월‘고용과 물가 중 뭐가 시급하냐’묻자 “관망하기에 좋은 위치”=그러나 파월 의장은 지금은 연준이 그런 선택을 할 필요가 없으며,기준금리를 당장 조정하기보다는 경제 상황을 더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파월 의장은 관세 효과가 예상보다 훨씬 크고,진화하고 있어서 경제에 미칠 영향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그 영향이 더 명확해지기를 기다릴 수 있을 만큼 경제 상황이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대 목표인 고용과 물가 중 어떤 게 더 대응이 시급하냐는 질문에 “우리는 관망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관망하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 꽤 낮다”고 말했다.
연준 위원들로서는 노동시장 악화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 인하 결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창업자는 이날 FOMC를 앞두고 “연준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 중 어느 쪽이 더 문제가 될지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이라며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보면 당분간은 노동시장보다는 비용(물가) 문제가 더 클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파월 의장 해고 위협에선 한발 물러난 것도 연준이 정치적 압력에 밀려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거란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 파월 의장을‘메이저 루저’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다.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심해지자 바로 그 다음날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면서도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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