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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절대 신뢰하지 말고,항상 검증하라'.글로벌 보안 시장에서 이 개념을 담은 '제로트러스트(Zero Trust)'가 화두로 떠올랐다.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간 철학 혹은 유행어에 그친다는 평가가 대다수였지만,실증 및 시범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제로트러스트 도입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제로트러스트는 기업망 내외부에 언제나 보안 위협이 존재할 수 있다고 가정해,명확한 인증 과정을 거치기 전까지 모든 사용자·기기·네트워크 트래픽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개념을 담고 있다.전통적인 사이버 보안 접근 방식인 '경계 기반 보안'으로 업무 환경 변화와 진화하는 공격에 대응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주요국을 필두로 주목을 받았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국가는 미국이다.미국은 2021년 5월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 사이버보안 개선을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본격 제로트러스트 구조(아키텍처)를 구체화했다.행정명령에는 연방 정부의 사이버보안을 현대화하기 위해,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를 도입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이후 미 연방정부의 각 기관은 대통령 안보 각서에 따라 관리예산실(OMB)에 제로트러스트 도입과 요구 사항을 이행했고,파워볼방주정부와 지방 행정기관에서도 움직임이 이어졌다.

제로트러스트가 단순 철학이 아닌 실제 보안 체계를 구축할 기본서처럼 여겨지자,다른 국가에서도 동참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영국,일본,나인 하우스 토토싱가포르,캐나다,중국 등 각국 정부는 제로트러스트 보안 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가이드라인과 전략을 발표하며 정책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미 담당기관에서 나온 제로트러스트 성숙도 모델과 오버레이 기술 등을 착안하는 경우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은 2023년 제로트러스트 개념과 도입 절차를 담은 첫 번째 가이드라인을 발간했고,지난해 12월 성숙도 모델과 세부 역량을 담은 두 번째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흐름에 올라탔다.

집필에 참여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한국제로트러스트포럼 등 연구진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미국은) 주정부와 지방 행정기관도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제로트러스트를 더 이상 이상적인 개념이 아닌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실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도 공공,금융,군 등에서 공공 데이터 활용,혁신적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유연한 근무 방식 등을 위해 획일적인 보안 체계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제로트러스트 기술 개발 과제도 본궤도에 올랐다.과기정통부와 KISA는 제로트러스트 시범 사업에 6개 과제를 최종 선정했고,사업기관 및 기업들은 과제 수행에 돌입했다.명단에 오른 과제로는 ▲AI 클라우드 인프라 보호를 위한 제로트러스트 시범사업(이니텍 주관) ▲금융 부분 모바일 개발 환경 제로트러스트 보안 모델 도입 사업(SGA솔루션즈 주관) ▲SaaS 환경 저변 확대에 따른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 실증 사업(SK쉴더스 주관) ▲데이터 중심의 제로트러스트 오버레이 금융망 구축(프라이빗테크놀로지 주관) ▲SSE 플랫폼 기반 제로트러스트 보안모델 실증(모니터랩 주관) ▲제로트러스트 기반 범용 인증 접근제어 시스템 구축사업(이스트시큐리티 주관)이 있다.

다만 보안업계에서는 제로트러스트를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기본 보안체계를 강화하자는 취지이지,제로트러스트 환경을 구현했다고 해서 모니터링 등 대비 태세를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특히 제로트러스트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사용자 검증'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본다.공격자는 탈취한 사용자 권한을 악용하거나 내부자를 매수해 위법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정책을 잘못 설정하거나 사용자가 인증 등을 실수할 때를 노려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제로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도입했더라도,제로트러스트 정책을 잘못 설정했거나 정책결정지점(PDP) 및 정책시행지점(PEP) 설계에 오류가 있을 경우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경계 기반 보안과 마찬가지로,고도화된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만한 개선책과 대응도 필수적이다.정책 서버가 분산서비스거부(DDoS·이하 디도스),폴스 뷰 카지노하이재킹 등 공격을 당하면 서비스 전체가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제로트러스트도 다른 보안 모델처럼 한 번 구축하면 완성되는 것이 아닌,지속적인 고도화 작업이 필요한 모델인 것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제로트러스트 도입을 지원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시스코다.시스코 '유니버설 제로트러스트네트워크액세스(ZTNA)'는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한 모든 기기에 제로트러스트 원칙을 적용하고,단일 규칙으로 여러 시행 지점에서 정책을 조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관리되지 않은 장치에 대한 보안은 물론,단일 클라이언트를 통해 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세일포인트는 접근 지점에서 사용자,데이터,시스템을 보호하는 제로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제로트러스트의 가장 기초 개념인 신원(아이덴티티)을 지속 확인하고,통합적인 접근 방식으로 모든 기업 아이덴티티에 대한 중요 데이터 및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도 올해 시범사업을 주관하는 주요 기업을 제외하고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라온시큐어는 다요소 인증 플랫폼 '원패스',스마트워크 보안관리 플랫폼 '원가드',통합 계정 권한 관리 플랫폼 '터치엔 와이즈억세스' 등 주요 솔루션을 고도화하며 제로트러스트 시대를 대응하고 있다.차세대 인증 및 접근제어 체계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지란지교시큐리티는 인공지능(AI)을 더한 제로트러스트 전략으로 문서 위장형 콘텐츠 악성코드에 대응하고 있다.안랩 또한 제로트러스트 통합 보안 전략에 AI 기술을 더해,피망 뉴맞고 재설치엔드포인트 및 네트워크 보안을 고도화하고 있다.모니터랩은 망분리 완화 시대에 발맞춰 제로트러스트 기반 SSE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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