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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진행 중인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다.새로운 교황이 선출됐다는 신호다.성당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잠시 후,휘장을 두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고,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힘 있게 외쳤다.“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 레오 14세(Pope Leo XIV)가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순간이었다.
지난 7일(현지시각),무료 스핀이 있는 슬롯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5일 만에 차기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열리면서 3월 개봉한 동명의 영화‘콘클라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콘클라베’는 지난달 말 3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6위까지 역주행했다.독립·예술 영화의 흥행 기준이 10만 관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그 3배에 달하는 성과다.
영화는 교황 선출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앙과 정치 그리고 인간의 탐욕을 다룬다.토마스 로런스(레이프 파인스) 추기경단 단장을 중심으로 콘클라베의 시작부터 교황 선출의 순간까지 후보자들의 심리와 정치적 갈등이 그려진다.
영화는 전임 교황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선종하면서 시작된다.로런스 단장이 침울한 분위기를 뚫고 성 마르타 집에 도착하고,곧이어 보즈니아크 사도궁내원장이 “세데 바칸테(교황좌 공석)”를 선언하며 교황직의 공백을 공식화한다.
3주 뒤,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108명의 추기경이 참석한 가운데 콘클라베가 열린다.유력한 후보는 4명.보수 성향 나이지리아인‘조슈아 아데예미(루시언 음사마티),전통주의 가톨릭 성향의 이탈리아인‘고프레도 테데스코(세르조 카스텔리토),진보적 성향의 이탈리아인‘알도 벨리니(스탠리 투치)’그리고 바티칸 사도궁무처장인 프랑스계‘조지프 트랑블레(존 리스고)’다.
초반 투표에서는 네 후보가 팽팽히 맞선다.첫 번째와 두 번째 투표에서는 큰 격차 없이 비슷한 표를 얻으며 콘클라베가 이어진다.그러나 세 번째 투표에서 아데예미가 52표를 얻으며,교황 선출 기준인 72표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순조롭던 콘클라베에 균열이 생긴다.유력 후보들을 끌어내리기 위한 물밑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트랑블레는 아데예미의 혼외자 존재를 폭로하고,로런스는 트랑블레의 성직 매매 의혹을 드러낸다.
유력한 후보들이 다 사의를 표한 후,피파 에이전트 도박누가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게 될까.영화 후반부에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물들이 교황 후보로 떠오르며 콘클라베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는다.그 과정에서 권력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본성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갈등과 후회,성찰이 깊이 있게 그려진다.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는 흰색 연기가 피어날 수 있을까.상대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 대신 함께 성장하기 위해 관용을 베푸는 교황이 등장할 수 있을지,교황을 뽑는 그 치열한 여정으로 들어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