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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교황'은 왜 불문율이었나
"슈퍼파워 국민이 종교 지도자되면
지정학·문화적 균형 깨진다" 통념
트럼프 정부,세계와 대립각 세우자
중재자 역할 기대 '깜짝 선출'
미국 시카고 출신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즉위명 레오 14세)으로 선출된 것은 예상 밖의‘사건’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그동안 가톨릭계에선 초강대국 미국 출신이 교황까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불문율’을 깨고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새 교황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 덕분이다.그는 미국인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고 2015년엔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다.또 영어,스팀 블랙잭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NBC는 “교황이 선출된 뒤 신도들에게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로 연설했지만 모국어인 영어로는 연설하지 않았다”고 짚었다.바티칸 공식 뉴스 웹사이트는 그를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 아니라 두 번째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이라고 표현했다.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와 대립각을 세우는 와중에 미국인 교황이 탄생한 것에 주목했다.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내 분열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예스투투안보 문제를 두고 세계 각국과 긴장 관계를 조성하는 상황에 대한 가톨릭계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다양한 뿌리를 가진 레오 14세가 분열된 세계정세 속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다.매튜 슈말츠 홀리크로스대 종교학 교수는 “레오 14세는 미국인,라틴아메리카인,유럽인의 성격을 두루 갖춘 흥미로운 절충안”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다루는 데 지정학적 감각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가 추기경으로 공식 서임된 지 1년여 만에 교황으로 선출된 점도 놀라움을 더한다.추기경 경력이 얼마나 오래됐는지가 당락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교회 내 영향력과 지지 기반 형성 측면에서 경륜이 풍부한 선임 추기경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1월 그를 주교부 장관 겸 라틴아메리카 위원장으로 임명했고 같은 해 9월 추기경으로 서임했다.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공식적으로 추기경 직무를 시작한 때는 지난해 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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