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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이전설' 세종 아파트값 4년8개월래 최고상승
GTX B·C 첫삽도 못 떠놓고 D·E·F 공약도
청사진만 앞세운 인프라 확대 "현실감각 필요"부동산은 매 정권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 정책이다.그러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히는 정책들로 시장에 혼란과 각종 부작용을 양산해 왔다.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의 부동산'이 아닌 '시장의 부동산'을 위한 정책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
대통령 선거 후보들은 표심을 잡기 위해 내놓는 공공기관 이전이나 교통망 개선 등 지방 인프라 확대 공약을 대대적으로 내놓는다. 부동산 시장은 출렁인다. 균형 발전 취지라지만 이런 공약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대부분 임기 내 실현 가능성이 작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을 과열한 뒤 급속도로 얼릴 수 있다.균형 발전 청사진이 집값 거품만 만든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대선 후보들은 세종시로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는 목소리를 경쟁하듯 내고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선 시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간 이후 청와대를 거쳐 세종으로 집무실을 옮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국민의힘도 국회의사당 세종 완전 이전 등을 거론하고 있다.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도 대통령실은 물론이고 입법부와 사법부도 함께 가야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정치권에서 잇따라 세종 이전 목소리를 내자 이 지역 집값은 급등했다.올해 4월 넷째주 세종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2020년 8월 다섯째주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고치인 0.49%를 기록했다.
2020년은 당시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와 청와대,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면서 행정수도 이전을 공식화했던 때다. 그해 세종시 아파트값은 44.9% 급등했다. 이후 2022년에 17.1% 급락했고 2023년에도 4.2%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6.5% 하락하는 등 세종의 집값은 3년 내리 내림세를 보였다.
선거마다 내놓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포함한 교통 공약도 주택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이번 대선 기간 여당과 야당 대선 후보 모두 기존 GTX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노선 확대를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GTX A·B·C 노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수도권 외곽과 강원까지 연장도 지원해 GTX 소외 지역을 줄여가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이와 함께 D·E·F 신규 노선은 지역 간 수요와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경기도가 제안한 GTX 플러스 노선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수도권 GTX 6개 노선 완성과 함께 동탄~청주공항 GTX 신설,부랄 맞고부울경·대전충청·대구경북·광주전남 등 전국 5대 광역권으로의 확장을 공약했다.이 같은 계획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임기 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GTX 사업 추진에 따른 집값은 선제적으로 반영된다.2021년 6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이 GTX-C노선 정차역으로 확정되자 인덕원과 인접한 의왕시는 그해 아파값 상승률이 38.56% 기록했다.인덕원역이 위치한 안양시도 28.56% 상승했다. 그러나 이듬해 의왕과 안양은 각각 15.04%,kbl 토토11.16% 하락했다.
GTX는 사업 추진에서부터 교통 개발 수혜를 누리기까지 십수 년이 걸린다.지난해 말 운정중앙~서울 구간이 개통된 GTX A노선의 경우 2007년부터 사업을 추진했다.삼성역 정차를 포함해 수서~동탄과 운정중앙~서울구간 연결 등 완전 개통은 오는 2028년이 될 전망이다.GTX B와 C는 시공사를 구했으나 미착공 상태다.윤석열 정부에서는 B·C 노선의 착공 시점을 각각 2024년 초,2023년 말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늦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공약 사업이었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도 대표적인 '뜬구름'이다.정권마다 계획과 취소를 반복하던 이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다시 추진에 불을 붙였다.총선을 1년 앞둔 2023년 부산 엑스포 유치 일정에 맞춰 2035년 6월이던 가덕도 신공항 개항 시기를 2029년 12월로 5년6개월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사업 시공사 입찰은 4차례 유찰됐다.까다로운 조건 탓에 경쟁이 이뤄지지 않아서다.결국 수의계약으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등으로 구성된 공동시공단이 시공사로 선정됐다.그러나 현실화는 또 멀어졌다. 공동시공단은 84개월로 예정된 공기를 108개월로 늘려야 한다는 기본설계안을 최근 제출했다.그러나 정부는 지난 8일 입찰 조건에 맞지 않는다며 계약 취소 절차를 밟기로 했다.
가덕도신공항과 GTX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이 지역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철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지방균형 발전이라는 명목이나 득표를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기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부양이나 지역 발전을 위해 대규모 SOC 사업은 필요하지만 이를 수행할 건설사들의 제반 상황이 좋지 않고 위험 부담도 크다"면서 "정치권에서도 공사비 현실화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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