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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브랜드 세계 1위 나이키가 수년째 이어지는 깊은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결국 실적 악화 책임을 물어 사장단 교체라는 극약 처방까지 내놨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이키는 26년간 회사에 몸담았던 하이디 오닐 소비자·제품·브랜드 부문 사장을 전격 경질했다.
동시에 에이미 몬태인을 후임 브랜드 사장으로 승진시키고,필 맥카트니는 최고 혁신·디자인·제품 책임자로 새롭게 합류하면서 대규모 임원진 개편을 단행했다.
존 도너휴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리더십 팀과 함께 나이키의 다음 성장 단계를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나이키의 실적 부진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기 그 자체다.2월 발표한 이번 회계연도 3분기(2024년 12월~2025년 1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쪼그라든 113억달러(약 15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같은 기간 순이익은 32%,주당이익은 29% 급감했다.
나이키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핵심 시장에 해당하는 북미와 유럽은 물론 한때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에서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전 경영진이 팬데믹 시기 야심 차게 추진했던 소비자 직접 판매(D2C) 강화 전략은 실패로 귀결됐다.
당시 나이키 경영진은 미국과 유럽,바카라 눈의정원중국 등 주요 소비국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시행되자,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도·소매점을 직접 찾기 어렵다고 판단해 주요 도·소매업체들과 계약을 중단했다.
나이키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도 계약을 중단하며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키웠다.유통 단계를 줄여 수수료를 아끼고,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의도였다.이 전략에 따라 나이키 전체 매출에서 협력사 비중은 기존 85%에서 2022년 58%까지 급감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역으로 경쟁업체였던 아디다스,뉴발란스 등에 도·소매점 추가 진출 기회를 줬다.같은 시기 온 러닝,국내 도박 시장 규모호카오네오네 같은 신생 브랜드들은 나이키가 빠진 자리에 들어섰다.
주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찾기 어려워진 나이키 제품은 점차 소비자들과 점차 멀어졌다.이 때문에 최근 나이키가 특히 유행에 민감한 신발 부문에서 크게 고전하는 이유를 D2C전략 실패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나이키가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혁신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스포츠 산업을 지배했지만,지난 5년간 뚜렷한 혁신 없이 과거의 영광에 안주했다”고 분석했다.
나이키 내부에서도 전략적인 혼선을 겪었다.제품 카테고리를‘남성·여성·키즈’로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러닝이나 농구 같은 핵심 스포츠 전문성은 약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이키가 핵심 스포츠 가치에 집중하기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너무 빨리 선회한 것도 주된 위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나이키가 흔들리는 사이 경쟁사들은 틈새를 빠르게 파고들었다.아디다스는 삼바,가젤 같은 레트로 스니커즈를 집중 발매해 유행을 주도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사로잡았다.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6% 성장했다.
퓨마는 지속가능성 캠페인과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가격을 낮춰 신흥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리복은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선수 앤젤 리스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여성 스포츠 팬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스포츠용품 시장 분석기관 NPD 그룹 매트 코언 애널리스트는 “나이키가 예전 영광을 되찾으려면 제품 혁신은 기본이고,나이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핵심 소비자와 연결을 강화해야 한다”며 “브랜드 회복은 일시적인 임원 교체를 넘어 소비자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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