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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최말자 씨 사건 재심 개시
부산지법,9일 첫 공판준비기일 열어
검찰 측 “사실관계 확인 차 증인 신청”
최 씨 변호인 “상처 끄집어내는 과정”

지난 9일 최말자 씨 재심 사건 공판준비기일 일정을 알리는 부산지법 안내판.이우영 기자
지난 9일 최말자 씨 재심 사건 공판준비기일 일정을 알리는 부산지법 안내판.이우영 기자

60여 년 전 성폭행범 혀를 깨문 최말자(79) 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한‘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에 대한 재심 공판을 앞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다.검찰이 원점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유죄 선고 당시 증거로 채택된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변호인 측은 “과거 잘못된 기소로 받은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는 과정”이라 반발하며 신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중상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 씨 사건에 대한 재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지난 9일 열었다.공판준비기일은 검사와 피고인 등이 사건 쟁점을 정리하고,입증 계획 등을 협의하기 위한 절차다.최 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심은 성폭행 피해자인 최 씨가 정당방위가 아닌 중상해죄로 60년 전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다룬다.1964년 5월 6일 당시 18세였던 최 씨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 모(당시 21세) 씨 혀를 깨물어 약 1.5cm 절단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 됐다.이듬해 부산지법은 6개월간 옥살이를 한 최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오히려 노 씨는 최 씨보다 더 가벼운 판결이 나왔다.그는 강간 미수가 아닌 특수 주거침입·특수협박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현재 노 씨는 사망한 상태로 추정된다.

재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유죄 판결 당시 증인들을 다시 법정에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검찰 측은 “사실 관계가 정당방위의 법률적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피고인에게 유죄가 선고될 당시 증거로 채택된 4명을 증인으로 신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 씨 측은 증인 신문은 재차 상처를 주는 과정이라 반발하며 오히려 신속한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최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사실 관계를 확인해 과거에 잘못된 부분을 회복하려는 건 존중한다”면서도 “부산지법 법정은 피해자가 소녀 시절 피고인이 돼 온갖 수모를 겪은 곳”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과거에 잘못 기소한 부분인데 법정에 다시 증인을 불러내 파헤친다는 게 피고인을 위한 재판이 맞는지 의문”이라며 “신속한 재판을 통해 (최 씨가) 회복할 수 있는 절차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최 씨 측은) 어떠한 증거도 없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장동민 도박검찰은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단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며 “증인 신청 부분 등을 재판부에서 신중히 판단할 테니 양측이 적절히 협조해 공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재판이 끝나자 검찰과 최 씨 변호인 측은 별도로 법정에서 대화를 이어갔다.부산지검 관계자는 “증인 신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며 “재판 공판기일은 최소화하려 한다”는 취지를 밝혔다.이어 “증거 조사 과정에서 상처를 줄 의사가 전혀 없다”며 “법원에서도 뭔가 바꾸려고 하면 그 부분에 대한 근거를 저희가 제출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최 씨 재심을 맡은 법무법인 지향 김수정 변호사는 이날 법정 밖에서 “재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의논을 하려 한다”며 “60여 년 전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만들고 싶은 데에는 (검찰 측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부산고법은 “중상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 씨의 원심 결정을 취소한다”며 재심 개시를 확정했다.부산지법과 부산고법이 재심 청구를 기각했지만,슈렉 카지노 먹튀대법원이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낸 결과다.그동안 최 씨 사건은 형법학 교과서 등에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 다뤄졌다.법원행정처가 법원 100년사를 정리하며 1995년 발간한‘법원사’에‘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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