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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 고향,물결 고운 예당호가 자리잡은 예산은 충남의 숨은 별미 여행지다.맛깔난 향토음식,향긋한 사과향 가득한 예산으로 오감만족 별미 여행을 떠나보자.

예당호 출렁다리.

예산 여행의 시작은 예당호다.거울같이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예당호는 충청권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로 1964년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조성된 이후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예산 여행의 필수 방문코스가 됐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예당호 출렁다리는 이곳의 명물.길이 402m 국내 최장 길이 현수교로 다리 위를 걸으며 예당호의 고요한 물결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예당호 주변에는 걷기 좋은 수변 산책로와 음악분수도 마련돼 있어,산책 코스로 제격이다.밤에는 환상적인 야경도 즐길 수 있어 연인,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예산 붕어찜.예산군청 제공

예당호 산책을 마쳤다면 근처 식당에서 어죽과 붕어찜을 맛봐야 한다.잉어와 붕어,뱀장어,동자개(빠가사리)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나는 예당호는 강태공들에게 민물낚시의 성지(聖地)로 통한다.어죽은 예당저수지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뼈와 살이 으스러질 때까지 푹 고아 낸 육수에 고추장,해외 바카라 양방고춧가루,마늘,민물새우를 넣어 칼칼하게 끓인다.구수하면서도 얼큰한 깊은 맛이 일품.수제비나 국수를 넣어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또 하나의 별미인 붕어찜은 무와 삶은 우거지 위에 통붕어를 얹고 양념을 넉넉하게 올린 후 잔가시마저 살과 같이 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게 쪄낸다.흙냄새와 비린내를 잡는 비법은 들깨다.향긋한 깻잎까지 올리면 특유의 붕어 비린내가 사라지고 매콤달큼한 붕어찜이 완성된다.그림 같은 풍경은 덤,밥 한 공기가 뚝딱이다.

은성농원‘추사.노정연 기자

예산은 100년 가까운 사과 재배 역사를 가진 사과의 고장이다.예산 사과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큰 지리적 영향을 받아 당도가 높고 과육이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특히 가을철에 수확되는 부사는 저장성과 맛이 뛰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예산 사과 재배의 시초인 고덕면에 자리한 은성농원은 2만평 규모에 6000여그루의 사과나무를 키우는 아름다운 사과 농장이다.예산에서는 유일하게‘예산황토사과특구’로 지정된 곳으로 유럽 스타일의 농장 와이너리와 양조장이 자리 잡고 있다.

‘추사’의 대표 제품들.노정연 기자

이곳에서는 예산 사과의 풍미를 담아낸 특산주‘추사’를 맛볼 수 있다.예산 출신의 조선 대표 실학자 추사 김정희의 이름을 딴 지역 대표 브랜드로,캐나다에서 양조기술을 익힌 정제민 대표가 예산에서 40년 넘게 사과 농사를 지어 온 장인 서정학 대표와 의기투합해 프리미엄 사과 증류주를 만들었다.

시음 전‘추사40’설명하고 있는 정제민 대표.노정연 기자

대표 제품인‘추사40’은 프랑스 노르망디의‘칼바도스’와 같은 사과 브랜디다.예산에서 수확한 부사와 홍로,감홍,아리수 등 100% 사과만을 착즙해 발효한 뒤 오크통에 숙성하는데 은은한 사과 풍미와 바닐라향,초콜릿향이 입안에 감돌며 40도라는 도수가 믿기지 않을 만큼 부드럽게 목 뒤로 넘어간다.포트와인 오크통에 숙성해 진하고 농밀한 단맛이 매력적인‘추사50’은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구매 경쟁이 치열한 인기 제품.애주가라면 꼭 맛보기를 권한다.예약을 통해 은성농원 와이너리 투어와 와인 양조 체험,사과 파이,사과잼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수덕사

덕숭산(495m) 남쪽 자락에 자리한 수덕사는 백제시대 6세기경 창건돼 15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아름다운 고찰이다.충남 내포 지역의 조계종 사찰을 관장하는 제7교구 본사일 정도로 규모가 크다.초록이 우거진 숲길을 지나 대웅전에 오르면 낮은 구릉과 평탄한 들녘,수려한 산세가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예부터 호서(湖西)의 소금강(작은 금강산)으로 불렸다는데 명성이 아깝지 않다.수덕사에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온다.어느 청년이 낭자를 보고 사랑에 빠졌는데 낭자가 내건 결혼 조건이 절을 지어달라는 것이었다.절을 짓고 나서 낭자의 손을 잡았더니 낭자는 사라졌고,알고 보니 낭자가 관세음보살의 현신이었다는 것이다.수덕사는 국보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 보물 노사나불괘불탱과 묘법연화경,카지노 총판 하는 법삼층석탑,칠층석탑 등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문화재가 고루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사찰 초입에는 서양화가 이응노 화백이 미술 활동을 했던 초가집을 비롯해 이응노 선생 사적지인 수덕여관,우리나라 최초의 불교 전문 미술관인 선미술관 등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예산 산채정식.예산군청 제공

미술관까지 둘러보고 내려왔다면 이제 푸짐한 한상을 맛볼 차례다.더덕구이와 산채정식은 수덕사에서 꼭 맛봐야 할 별미.수덕사 입구에는 산채 정식 전문식당들이 즐비하다.수덕사 산채정식은 반찬 가짓수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보통 25~30가지로 말 그대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내어놓는다.취나물,뽕잎,오가피,두릅,참나물 등 사찰 인근 자연에서 자란 산나물뿐만 아니라 조기구이와 버섯구이,도토리묵,목이버섯,홍어찜 등 종류도 다양하다.특히 더덕의 깊은 향과 담백함이 조화를 이루며 정갈한 반찬들과 된장찌개가 곁들여져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1926년부터 100년이란 긴 세월 동안 예산군민들과 함께 한 예산시장은 2023년 리모델링을 거쳐 새롭게 개장한 후,한 달 만에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하며 전국에서 가장‘핫한’시장으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60년 전통 장터국밥,선봉국수,백술상회,사과당,광시카스테라,낙원약과 등 지역 특화 먹거리를 비롯해 예산 지역 전통주와 막걸리까지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주말엔 전국에서 모여든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니 시장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전 장터광장에 자리잡기가 필수다.

예산 국수.예산군청 제공

밀가루와 국산천일염으로 만드는 예산국수는 자연 건조시킨 중면 수제국수로 유명하다.면발이 쫄깃하고 부드러운 데다 삶은 후에도 염도가 유지돼 씹을수록 고소하고 찰진 맛이 느껴진다.국수맛 좀 아는 사람들은 예산시장에서 국수면을 사간다.

예산 소갈비.예산군청 제공

평야와 산지,낮은 구릉과 산자락들이 이어지는 예산 지역은 예로부터 축산업이 발달했다.소갈비와 한우,국밥이 유명한 이유다.장터국밥은 소뼈로 우려낸 육수에 파,마늘 등 양념을 넣고 잘 삶아 낸 소머리 고기를 얹는다.육즙이 풍부하고 고소한 맛이 강한 예산 소갈비는 입에 넣자마자 풍미가 폭발한다.예산에서 놓치면 섭섭한 별미다.

■뭐 타고 가지?

충남 레트로 낭만열차.

코레일관광개발은 장항선을 타고 떠나는 이색 열차 여행 상품‘충남 레트로 낭만열차’를 올해 11월까지 총 8차례 운행한다.1970∼1980년대의 분위기를 재현한 공간에서 다양한 복고풍 프로그램을 즐기며 충남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당일 여행 상품으로,아산·예산·홍성·보령·서천·서산·태안 등 충남 7개 대표 지역의 명소를 탐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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