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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포기 없다" 재확인… 의약품 관세 '카운트 다운',다음은 반도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의약품 관세 발표를 예고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관세전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전날 해외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그동안 의약품과 함께 수차례 언급했던 반도체 관세 카드까지 꺼낼 경우 전 세계가 또 한 번 트럼프발(發) 관세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외교통상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영화 관세를 들고 나온 것을 두고 전 산업에 걸쳐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우선) 정책의 수단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관세 정책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상호관세를 두고 주요국과 협상을 벌이면서 최근 한달 가까이 이어왔던 유화 국면을 마무리하고 품목별 관세로 새로운 관세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영화 관세는 철강·알루미늄,강원랜드 블랙잭 미니멈자동차·자동차부품 등 그동안 제품 중심으로 진행됐던 관세전쟁 전선이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이 몰린다.영화 관세가 현실화되면 음악·관광 등 문화 부문과 금융 서비스 부문까지 관세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자동차 관세와 마찬가지로 의약품 관세 부과를 두고 미국 내 제조시설 확충을 촉구한 데도 주목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외 제약사가 미국에 새로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절차를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미국 내 제조시설을 유치해 최근 수십년 동안 위축됐던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를 두고 '카운트 다운'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 부문에 대한 관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미 상무부는 지난달 초 의약품과 함께 반도체에 대해서도 국가 안보 영향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해외영화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선 업계의 요청을 잘못 이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영국과 캐나다 등 외국 정부가 세금 인센티브와 낮은 인건비로 영화 제작 수요를 빨아들이면서 수년 동안 미국 내 영화 관련 일자리가 줄었다는 민원을 두고 관세로 대응한 것은 오히려 미국 영화 제작사의 해외 제작만 불가능하게 만들어 영화 제작 비용을 늘릴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관세가 할리우드 대기업들의 향후 영업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주가가 1.99% 떨어졌고 지난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넷플릭스 주가도 2%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영화 관세 방침을 밝힌 지 하루만에 백악관이 쿠시 데사이 부대변인 명의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고 수습에 나선 것도 업계의 이 같은 역효과 우려를 어느 정도 수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영화산업 관계자들을 만나 만족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선 듯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리서치회사 프로드프로(ProdPr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4000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 영화 및 TV 제작에 지출된 총액이 2년 전보다 26% 감소했다.같은 기간 영국과 캐나다에서는 같은 규모의 제작이 증가했으나 아직 두 시장 모두 미국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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