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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 저지 혐의 증거자료 확보 나선 경찰
경호처 尹 비화폰 서버 등 임의제출 협의 중
‘실질적 피압수자’다룬 대법판례 등도 분석
증거능력 확보 심혈,관련자 절차 참여 보장
경호처 尹 비화폰 서버 등 임의제출 협의 중
‘실질적 피압수자’다룬 대법판례 등도 분석
증거능력 확보 심혈,관련자 절차 참여 보장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저지 지시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 특별수사단이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등 증거자료를 임의 제출받는 절차에 돌입했다.경찰은 향후 서버 기록 등 디지털증거의 선별 절차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증거능력 문제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실질적 피압수자’개념을 다룬 대법원 판례까지 분석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 참여권 보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법조계에서는 증거능력에 관한 문제가 없으려면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이 관련 절차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경호처 비화폰 서버 임의제출 절차 시작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단이 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등 핵심 전자기록을 임의 제출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경찰 특수단은 현재 경호처와 관련 자료의 제출 방식과 범위 등을 두고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특수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선별 및 임의제출 받으려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장 하루 이틀 사이에 끝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현재 경찰이 경호처와 임의 제출받기로 협의하고 있는 대상은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에 자신의 체포 저지를 지시했다는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통화 및 지시 기록 등이다.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자료는 이번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경호처는 경찰이 압수대상으로 요구한 자료를 임의 제출하는 데 적극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경호처 내 강경파로서 경호처장 직무대리를 맡았던 김 전 차장이 사의를 표한 최근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경호처는 안경호 기획관리실장에게 경호처장 직무대리를 맡겼는데,안 실장이 직무대리를 맡은 이후로 경호처 내부 기조가 이전보다는 협조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찰,증거능력 놓고 법리 다각도 검토 중
경찰은 현재 비화폰 서버 등 디지털 증거에 대한 포렌식 과정에서 향후 증거능력이 부인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검토에 집중하고 있다.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차장 등 피의자들이 비화폰 서버 기록의 압수·선별 절차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도 “디지털 증거를 추출하고 선별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참여가 없으면 증거능력이 문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비화폰 서버 기록과 같은 디지털 증거는 현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파워볼엔트리 더블유그 안에서 어떤 정보를 꺼내고 해당 정보가 무엇인지를 피의자가 볼 수 있도록 선별 과정에 참여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피의자 등에게 그러한 절차 참여 기회를 부여한다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하급심 판결뿐 아니라 최근 대법원 판례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피압수자의 참여를 절차적으로 어떻게 보장할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특수단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정례 간담회에서도 “증거능력이나 증명력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절차를 준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 피압수자’쟁점 대법원 판례도 분석
한편 경찰 특수단이 분석한 판례 중에는 입시 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2022년 대법원 판결도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사건에서도 동양대 직원이 임의 제출한 강사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이 문제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건은 디지털 증거 수집 과정에서‘실질적 피압수자’개념과 그 범위가 법조계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계기가 됐다. 당시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를 학교 직원(조교)로부터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했는데,정 전 교수 측은 해당 PC의 실사용자가 자신이라며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2년 1월 정 전 교수가 과거 자택에서 표창장 위조 등에 사용한 PC가 그 이후에는 동양대 강사휴게실에서 3년간 공용PC로 사용됐다며 정 전 교수가 해당 PC를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이에 따라 동양대 직원이 해당 PC를 학교의 승인 하에 검찰에 임의제출 했더라도 정 전 교수가 실질적 피압수자가 아니기 때문에 적법한 증거라고 봤다.정 전 교수에게 PC에서 추출된 전자정보 압수·수색 과정에 대한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것 역시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은 “임의제출자가 아닌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하는‘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 매체’는 피의자가 압수수색 또는 근접한 시기까지 정보저장 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관리처분권을 보유·행사한 경우여야 한다”면서 “피의자를 저장된 전자정보에 대해 실질적 압수·수색 당사자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영장전담 경력이 있는 한 현직 부장판사는 “정 전 교수 사례와는 다르게 윤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당할 때까지 대통령직에 있으면서 정보저장 매체인 비화폰 서버 등에 대한 현실적인 사용 및 지배 관리를 했고,스타 링크 게임최종적인 관리 처분권을 행사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며 “디지털 증거의 역사가 20년도 채 되지 않았고 판례도 별로 없어 해석상 다툼은 여전히 발생할 수 있지만,적어도 절차 문제를 피하려면 윤 전 대통령 측도 포렌식 절차 등에 최대한 참여토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1년 11월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 매체를 제3자가 임의제출 하는 경우 소유자인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피의자 참여 없이 해당 증거가 수집됐을 경우에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취지였다.
경찰 특수단은 현재 비화폰 서버 등을 관리하는 경호처를 실질적 피압수자로 판단하고 있지만,정 전 교수의 판례 등을 비롯한 최신 판례까지 폭넓게 분석하면서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과 김 차장 등을 선별 절차 등에 참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특수단 관계자는 “하급심은 물론 최신 대법원 판례까지 골고루 참조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선별 절차 등에 참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누가 됐든 절차를 보장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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