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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국민이 바로잡은 이재명 사건 졸속 파기환송… 선거 뒤 개헌 수준 후속 대책 뒤따라야 2025년 5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부근에서 열린 138차 전국집중 촛불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졸속 판결을 낸 조희대 대법원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한겨레 김영원 기자 
조희대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유죄 판결을 신속히 처리하려던 시도는 6일 만에 좌절됐다.2025년 5월7일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 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재판 기일을 (5월15일에서) 대통령 선거일 후인 6월18일 오전 10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재판부는 “법원 내외부의 어떤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해 공정하게 재판한다는 자세를 견지해왔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재판은 대선 뒤로 넘어갔다.대선 뒤에 이 재판이 열릴지는 불확실하다.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헌법 제84조에 따라 내란이나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소추’의 의미는 공소 제기(기소) 또는 공소 제기+공소 유지(재판)로 엇갈리지만,후자의 의미가 다수 의견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5월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대통령 임기 중에는 진행 중인 재판도 정지하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이날 행정안전위원회도 공직선거법의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 조항에서 이번 사건에서 이 후보의 혐의가 된‘행위’를 삭제한 개정안을 처리했다.두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이 후보는 임기 중 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선거법 위반 혐의 자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민주당은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고려해 대선 뒤에 이 법안들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5월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후보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대법원의 판결은 여러모로 이례적이었다.선거법 사건의 경우 통상 3심은 3개월 안에 처리하도록 하는데 불과 36일 만에 판결을 내놨다.특히 4월22일 대법원 소부에 배당한 지 2시간 만에 조희대 대법원장의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전합)로 넘겼다.통상 상고심은 소부에서 심리한 뒤 의견이 불일치하는 경우 전합에 넘겨왔다.전합에 넘어간 뒤에도 통상 한 달에 한 번 심리를 열었다.그러나 이번 사건에선 전합에 넘긴 날 1차 심리,이틀 뒤 2차 심리를 열었고,바퀴벌레 포커 로얄 슬리브7일 뒤인 5월1일 파기환송을 선고했다.또 파기환송 하루 만인 5월2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서울고법은 형사7부에 배당했다.배당을 발표한 지 1시간 만에 첫 재판 기일을 5월15일로 잡은 뒤 우편이 아니라 집행관을 통해 이 후보에게 소환장을 보냈다.대법원 상고심에서 서울고법 파기환송심까지 모든 과정이 이례적으로 초고속이었다.
비판과 우려가 쏟아졌다.특히 이번 파기환송심에 대한 우려를 폭발시킨 일은 5월2일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주장이었다.서 교수는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이재명 후보의 자격 박탈 판결이 나오면 대법원에서 피고인에게 주어진 27일 가운데 상고 이유서 제출 기간 20일을 허용하지 않고 즉시 판결을 확정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 교수의 주장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이고,법률이나 재판 관례에 비춰보면 그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없었다.판사 출신인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으로부터 반론이 제기된 까닭이다.그러나 한덕수·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서울중앙지법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구속 취소,심우정 검찰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와 윤석열 석방,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 지연 등을 겪은 야당과 시민들의 우려는 폭발했다.
5월3일 시작된‘조희대 대법원장 사법농단 규탄 백만인 서명운동’은 이틀 만인 5월5일 100만 명 서명을 돌파했다.민주당은 5월4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특검을 검토한다”고 밝혔다.또 5월5일엔 “선거운동 기간에 잡힌 이재명 후보 등 모든 대선 후보자의 재판 기일을 대선 뒤로 미루라.5월11일 밤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법원에 요구했다.5월6일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와 내란 특별재판소 설치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5월7일엔 국회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5월14일 연다고 결정했다.이밖에 법원 판결에 헌법소원을 허용하고,판검사가 법을 악의적으로 왜곡한 경우 처벌하는‘법 왜곡죄'를 신설하며,대법관을 증원하고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사법부 개혁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법원 내부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실명 비판이 이어졌다.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5월7일 법원 내부 통신망(코트넷)에 글을 올려 “조희대 대법원장은 반이재명 정치투쟁의 선봉장이 되었다.조 대법원장은 직에서 물러나고 서울고등법원은 공판 기일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노행남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도 같은 날 글을 올려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하여 자신의 입맛대로 특정인을 기소하면 법원은 거기에 따라야 하는가”라고 물었다.앞서 김도균 부산지법 부장판사도 “대법원의‘이례성’은 결국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는 비판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송경근 청주지법 부장판사는 “과거에는 디제이(DJ) 정치자금 수사와 같이 선거철이 되면 진행 중이던 수사나 재판도 오해를 피하기 위해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학자와 전문가들도 목소리를 냈다.5월7일 국회에서 열린‘파기환송 판결과 국민주권' 긴급좌담회에서 발제자인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허위사실공표죄 등 공직선거법의 여러 조항이 대선 결과와 관련해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불평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한 교수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불소추 특권이 있으므로 공직선거법에 의해 5년 동안 기소되지 않는다.반면 낙선자에 대해선 바로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잠재적 정치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은 왜 이렇게 이례적인 속도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놓은 것일까?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것 같다.이 후보가 상징하는 사회 변화를 두려워한 것이 아닌가 싶다.법원의 권한을 악용해 특정 후보자에 대한 주권자의 선택을 막으려고 했다.이것은 국민 주권이라는 헌법의 기본 이념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이후 검찰개혁은 한국 사회의 주요 과제였지만,사법부는 비교적 그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다.오히려 검찰이 폭주할 때 가끔이라도 제동을 걸어 민주주의와 인권의 최후 보루로도 여겨졌다.4월4일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은 꽤 늦었음에도 사법부에 대한 이런 신뢰를 다시 한번 갖게 했다.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이런 흐름에 찬물을 쏟아부었다.법원도 검찰처럼 기득권 카르텔이며 개혁 대상이라는 점을 일깨웠다.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멸의 신성 가족’이라고 불리는 법조 카르텔이 윤 정부에서 검찰과 사법부를 넘어 많은 정부 기관의 요직을 차지했다.그런 법조 기득권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것 같다.법조 카르텔이 윤석열 내란과 석방,탄핵 재판,이재명 재판 과정에서 민주당의 집권을 막으려고 한 일이 역풍을 불렀다”고 평가했다.
학자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새 정부의 주요 과제에 사법부 개혁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대표적인 것은 현재 14명인 소수 대법관 체제를 깨고 대법관 수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이번 사건 뒤 민주당은 14명의 대법관을 30명으로 늘리는 법 개정을 검토한다고 밝혔다.윤호중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아직 사법부 개혁의 구체적 내용이 결정된 것은 없다.그러나 대법원의 구성을 지금보다 늘려서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대법관 정원을 30명 정도로 늘리되 4~5년에 걸쳐 나눠 임명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서보학 교수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법원 재판을 위해서는 30명도 턱없이 부족하다.숫자를 대폭 늘리면서 특권을 없애고 지위를 낮춰야 한다.지금은 대법관들이 소수 체제를 유지하면서 온갖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이종수 교수는 “독일은 연방 최고 법원이 민·형사,사이트추천 2024행정,사회,노동,재정 법원 등 5가지로 나뉘어 있다.여기에서 최고 법관 수는 329명에 이른다.한국도 1년에 상고심 사건이 3만 건이 넘는데,이를 제대로 다루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대법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현재 대법관 14명은 전원이 판사 출신이고,12명이 서울대 출신이며,11명이 남성이고,8명이 영남 출신이다.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대법관의 자격을 법조인으로 한정하지 말고,법학 연구자나 교육자로 확대해야 한다.성비도 맞추고,서울대나 외고 등과 같은 특정 학교나 서울과 영남 등 특정 지역 출신이 다수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원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 임명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문재인 청와대의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은 “헌재와 마찬가지로 대법원도 현실 정치에서 유리될 수 없다.사실상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전원을 임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회에서 의석 비례에 따라 대법관을 추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오창익 사무국장은 “인권위원회 구성 방식을 참고하면 좋겠다.만약 14명이라면 대통령과 국회가 각 5명,바카라사이트 판도라대법원장이 4명을 추천하는 방식이 어떨까 한다.국민의 대표인 국회 몫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이 장악한 법원행정처를 대법원에서 떼어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이번 파기환송 판결에 무려 10명의 대법관이 동조한 것도 법원행정처를 통한 대법원장의 막강한 권한 때문이라는 이야기다.판사 출신의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2025년 2월 인사를 통해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를 자신의 일극 체제로 만들었다.그것을 뒷받침한 것이 법원행정처다.2020년 민주당의 사법 개혁안은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외부인을 중심으로 한 사법행정위원회가 그 업무를 맡도록 했다.이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법원의 국민 대표성이나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재판을 판사 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대표적인 방안은 배심제의 확대다.한국엔 2008년 배심제의 일종인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됐다.그러나 배심원의 평결이 구속력을 갖지 못하고 적용 요건에 제한이 많아 널리 활용되지 못한다.서보학 교수는 “배심제 적용 요건을 완화해 법정에서 주권자의 역할을 넓혀야 한다.형사,민사,행정 사건 중 중요 사건은 얼마든지 배심제로 재판할 수 있어야 한다.헌법을 개정한다면 배심제를 제한하는 헌법 제27조를 개정해야 한다.배심제를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사법부 개혁을 이야기하면 마치 우리가 사법부까지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고 역공이 들어온다.그러나 우리는 민주주의와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특히 사법부 개혁은 상당 부분 헌법 개정 사항이다.이번 선거 운동 기간에 사법부 개혁을 포함해 개헌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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