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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가 990원 핫바,1900원 맥주,2500원 닭꼬치 등 초저가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사진 = BGF리테일 제공]‘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우던 유통기업들이 이젠‘초저가’에 매달리고 있다.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초저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 판매 가격을 미리 정한 뒤 제품을 제작하는‘가격 역설계’방식을 취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대형마트 등 기업들이‘초저가’상품에 집중하고 있다.1000원 이하 제품을 선보이거나 10원 단위,더 나아가 1원 단위까지 가격을 낮춰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편의점 업계를 살펴보면,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최근 1000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단돈 1000원으로 살 수 있는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들은 여름 시즌에 수요가 높은 음료 제품들로,아메리카노 2종(블랙블랙·스위트)을 얼음컵 무료 증정 행사를 포함해 990원에 판매한다.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1500~2000원)의 반값 수준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또한 저당 아이스크림은 기존 판매 중인 제품보다 70% 가격을 낮춘 800원에 선보인다.

앞서 CU는 올해 초에도‘990원 삼각김밥‘990원 핫바’등 1000원 이하 상품들을 줄곧 출시했다.특히 990원 핫바는 3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50만개가 판매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자사 PB(자체브랜드) 상품‘리얼프라이스 닭가슴살’을 기존 2300원에서 1800원으로 21.7% 인하하는‘가격 역주행’에 나섰다.그 결과,안드로이드 포커3월 한 달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3% 상승했으며,지난달에는 매출이 370%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자사 커피브랜드‘카페25’의 핫 아메리카노를 1000원으로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 중인데,이 행사 효과로 3~4월 핫 아메리카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5% 늘어났다.

이마트 고래잇 페스타.[사진 = 이마트 제공]대형마트도 초저가 경쟁에 불이 붙었다.경쟁사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기 위해 치열한 경쟁전에 나섰다.

대형마트들은 지난 2월‘1000원 미만 수입 고기’경쟁에 나섰다.롯데마트는 전 지점에서 캐나다산·미국 삼겹살·목심(100g)을 엘포인트 회원 대상으로 행사 카드 결제 시 890원에 특가 판매했다.캐나다산,미국산 삼겹살과 목심을 800원대에 선보인 것은 롯데마트 창사 이래 최초다.국내산 돼지고기 앞다릿살(100g)도 990원에 특가로 내놓기도 했다.

이마트는‘고래잇 페스타 스프링 매직 세일’을 통해 수입 삼겹살(100g)을 779원,국내산 1등급 삼겹살(100g)을 966원에 판매했다.수입 삼겹살을 700원대 내놓은 것은 이마트에서 최근 볼 수 없었던 최저가 수준의 가격이다.

홈플러스 역시 창립 28주년을 기념한‘홈플런 is BACK’행사를 통해 삼겹살(100g)을 790원부터 판매했으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추가 할인을 제공했다.

지난 3월 2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이처럼 업계가 최소 마진으로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비자 인텔리전스 기업 닐슨 아이큐(NIQ)가 발표한‘2025 연중 소비자 전망’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구매 결정시‘낮은 가격’(45%)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또한 더 큰 포장이나 벌크 사이즈 제품을 선택하겠다는 응답도 45%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초저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가격 역설계 방식을 취하고 있다.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소비자가 감당할 수 있거나 지불할 의사가 있는 가격을 먼저 설정한 뒤 해당 가격에 맞춰 원가,기능,도파관 슬롯 안테나품질 등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재료가 저렴할 때 사두는‘선매입’과 자체 마진 축소를 실시한다.업계 관계자는 “재료 선매입,공정 효율화와 자체 마진 축소 등을 통해 초저가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가격을 낮출 뿐만 아니라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속 저성장이 이어지는 현재의 경제 구조에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욱 민감해졌다”며 “가계 소득이 많이 증가하기 어려운 저성장 국면에서는 소비자들이 필연적으로 가격 중심의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다소 회복된다고 해도 구조적 저성장을 벗어나긴 어려운 만큼,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이점이 없으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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