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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법원,한국 여행 룰렛계약 체결 중지 가처분 인용
정부 “한수원 최종 계약 문제 없을 것”
한국이 수주한 26조원(4000억 코루나)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본계약이 체결식 하루 전인 6일(현지 시각) 체코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한국수력원자력과 현지 발주사 EDU Ⅱ(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 간의 계약 체결식은 7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차기 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수주전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계약 체결 중지 가처분 신청을 체코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지만,대통령이 부재한 한국의 정치 상황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원전은 설계,온라인 면세점건설,운영,해체 등 모든 과정을 고려하면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두 나라가 협력해야 해 통상‘정부 대 정부’사업으로 인식된다.
두코바이 원전 2기 건설 사업에서 탈락한 EDF는 체코 반독점 당국(UOHS)에 한수원의 수주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UOHS는 지난달 24일 “심사 권한이 없다”며 기각했다.EDF는 지난 2일 브르노 지방 법원에 UOHS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과 계약식 서명 중단을 골자로 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브르노 지방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브르노 지방법원은 “계약이 체결되면 EDF는 본안 소송에서 승소해도 수주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수원과 EDU II의 본계약 서명식은 취소됐다.앞서 체코 정부는 지난달 30일 내각회의를 열고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사업 본계약 체결식 날짜를 5월 7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지난 2009년 12월 UAE 바라카 원전 수출 계약 때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UAE를 찾아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원전 사업 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반면 이번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대통령 특사단(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강인선 외교부 2차관,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이 체코를 찾았다.
체코 언론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문제 삼은 바 있다.리도베 노비니(Lidové noviny)는 지난 3월 “국회의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의 원전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인물이고,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역시 그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였다.한국의 조기 대선 문제 등이 원전 계약 진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체코 법원이 원전 계약 체결을 중단시켰음에도 한수원이 수주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안 장관은 체코 프라하에서 한국 기자단을 만나 “(한수원이 최종 수주하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올해 10월로 예정된 체코 총선에서 야당이 집권하면 최종 계약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최종 계약까지) 몇 주가 걸릴지 몇 달이 걸릴지 예단은 못 하지만,체코 정부도 기회비용 때문에 지연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원전 두코바니 5·6호기를 짓는 것이다.2029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36년에 5호기,2037년에 6호기가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체코 정부는 2022년 3월 입찰을 시작했고 작년 7월 한수원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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