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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500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경쟁·성과 강조 사회 분위기’지적
응답자 43% “외롭다”·34% “소외”
10명 중 7명 “세상,공정하지 않아” 국민 절반 이상이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 절반 이상이‘장기적 울분 상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전체 응답자의 70% 가량이‘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으며,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수록 울분 정도가 높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건강재난 통합대응을 위한 교육연구단’은 지난달 15~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정신건강 증진 관련 조사 결과를 분석해 7일 공개했다.연구진은 정신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과 설문 대상자들의 정신건강 위기 경험과 위기 시 대처 등을 조사했다.
응답자 절반 “정신건강 좋지 않다”,“경쟁·타인 시선 원인”
설문 결과 한국 사회 구성원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수준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들의 48.1%가‘좋지 않다’고 답했다‘보통’은 40.5%였고‘좋다’는 11.4%에 그쳤다.5점 척도로 측정 시 평균 점수는 2.59점으로‘보통’수준인 3점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좋지 않다’고 답한 722명에게 선택지를 제시하고 1·2순위를 순서대로 골라달라고 했다‘경쟁과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1·2순위 합산 49.9%로 가장 많았다.그 다음으로는‘타인·집단의 시선과 판단이 기준이 되는 사회 분위기’가 42.4%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자가보고형 측정 도구를 적용해 울분,불안,소외 등 정서 상태를 측정했다.전체의 54.9%가 울분 상태가 지속되는‘장기적 울분 상태’(1.6점 이상)를 겪고 있었다.전체의 12.8%는‘높은 수준의 심각한 울분 상태’(2.5점 이상)였다.연구진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동일한 척도로 울분 조사를 다섯 차례 실시하며 변화 정도를 살폈다.올해 조사에서 높은 수준 울분은 2018년(14.7%)보다 낮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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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분 정도를 연령 및 계층별로 분석한 결과,30대의 울분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심한 울분 비율은 30대에서는 17.4%였으나 60세 이상에서는 9.5%였다.소득별로는 월 소득 200만원 미만 집단에서 21.1%였으나,월 소득 1000만원 이상 집단에서는 5.4%로 4배 가량 차이가 났다.주관적으로 자신의 계층을‘하층’으로 인식하는 집단에서는 심한 울분 비율이 16.5%로 가장 높았고‘중간층’으로 인식하는 집단에서 9.2%로 가장 낮았다.
이 밖에 불안,외로움,소외 정도를 측정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3.3%가‘나는 외롭다고 느낀다,33.7%가‘나는 소외돼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응답자의 26.3%가‘중간 정도 이상의 불안을 겪는다’고 했다.
응답자 70% “세상 공정하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반적인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되는지를 의미하는‘공정세계 신념’도 조사했다‘나는 기본적으로 세상은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대해 69.5%가‘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정세계에 대한 신념이 낮을수록 울분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정치·사회 사안에 대해 울분 정도를 측정한 결과‘정부(입법·사법·행정)의 비리나 잘못 은폐’로 울분을 느꼈다는 비율이 85.5%로 가장 높았다.이어‘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85.2%)‘안전관리 부실로 초래된(의료,환경,사회) 참사’(85.1%)‘언론의 침묵·왜곡·편파 보도’(84.5%)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7.1%는 지난 1년 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40대(55.4%)와 30대(51.7%)에서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높았다.월 소득 수준과 스트레스 경험 비율은 반비례했다.월 소득 200만원 미만 구간에서는 58.8% 였으나,소득이 올라갈수록 경험 비율이 낮아지면서 1000만원 이상 집단의 경우 38.7%로 집계됐다.스트레스 유발 원인(복수선택)으로는‘개인이나 가족의 건강변화’(42.5%)‘경제수준 변화’(39.5%),국가통치권의 부정부패 및 권력 오남용 등‘정치환경 변화’(36.3%) 등이 꼽혔다.
‘지난 1년 동안 기존에 하던 역할이나 책임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큰 정신건강 위기가 왔었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7.3%였다.이들 중 60.6%가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했다.그 이유로는 낙인·타인의 시선 등‘우려와 두려움’(41.9%)‘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서’(22.6%)‘비용,보험 등 경제적 문제’(19.4%)를 들었다.
조사를 총괄한 서울대 보건대 유명순 교수는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울분 수준을 평가한 결과,한국 사회에서는‘울분 감정이 지속되는 상태’가 5회 조사에서 평균적으로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고 말했다.유 교수는 “이러한 결과들은 사회의 안전과 안정성을 높게 유지하고,기본이 되는 믿음을 굳건히 하려는 노력이 사실상 사회의 개인과 집단의 정신건강을 위하는 길”이라며 “의료적 노력은 물론 사회적 차원에서 정신건강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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