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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갑곶돈대,광성보,용두돈대로 떠나는 조선 말 역사 여행만약 내가 역사 속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을까.유적지에 가면 문득 드는 생각이다.외세의 침략이 잦았던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지점이 많다.나는 그중에서도 병인양요와 신미양요가 일어난 시기가 가장 마음에 쓰인다.

강화도 갑곶돈대에서 조선말 역사를 돌아보다

7일,강화도를 찾았다.병인양요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갑곶돈대로 향했다.갑곶돈대 입구부터 붉은 영산홍이 성벽을 이루며 방문객을 맞이했다.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니 관람객의 마음을 위로하려고 더 화사하게 핀 듯했다.

▲ 갑곶돈대 강화해협을 마주하고 있는 고려 때 지어진 요새로 대포 8문이 배치된 포대다.7일,이주현 문화관광해설사가 갑곶돈대 앞에서 강화도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은진
강화도는 문화 유적지마다 해설사가 상주해 있다.이곳에서 해설을 요청했다.이주현 문화관광해설사의 말이다.

"우리나라 역사를 알고자 할 때 신라는 경주,백제는 공주와 부여,한양은 서울을 가면 되는데 우리나라 전체의 역사가 궁금하면 강화도로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강화도는 임진강,한강,예성강 하구와 서해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선사시대 유물인 고인돌부터 볼 수 있습니다.그리고 삼국시대,bet365코리아 먹튀고려시대 대몽항쟁,조선 중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조선 말기 병인양요와 신미양요,그리고 방직공장이 성행했던 근대까지의 모습을 다 볼 수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강화도에는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많았다.고려 시대에 몽골과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강화도로 천도(1232년)하였고 다시 개경으로 환도할 때까지 39년 간 수도로 사용됐다.

조선시대 정묘호란(1627년)이 일어나자 인조가 강화로 와서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병자호란(1636년) 때 다시 이곳으로 오려 했지만 이미 강화도가 최고의 요새임을 안 청나라는 미리 점령했다.이때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가 삼전도에서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세 번 절하는 '삼전도의 굴욕'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고 왕위에 오르게 된 효종은 북벌을 계획하고 강화도에 군사 시설을 확충한다.연안 방어를 위한 진·보를 신설하고 방비를 보완하기 위해 해안 등에 소규모 방어시설인 돈대를 설치했다.

돈대는 해안가나 접경 지역에 돌이나 흙으로 쌓은 소규모 관측 방어 시설로 유사시 인근 돈대와 연락하도록 했다.현재 강화도에는 54개의 돈대가 있다.

문화해설사를 따라 갑곶돈대를 둘러보았다.돈대 입구에는 천연기념물인 탱자나무가 있었다.가시가 날카로운 탱자나무를 성밖에 심어 지금의 철조망을 대신했다고 한다.강화 갑곶리 탱자나무는 우리 조상들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심은 나무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 강화 갑곶리 탱자나무 7일 가시 사이로 꽃이 피어있다.가시가 날카로운 탱자나무를 성밖에 심어 지금의 철조망을 대신했다고 한다.강화 갑곶리 탱자나무는 우리 조상들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심은 나무이며 천연기념물이다.ⓒ 김은진
갑곶돈대는 고려 때 지어진 요새로 대포 8문이 배치된 포대다.갑곶은 삼국시대 강화를 갑비고차라 부른 데서 갑곶이라는 이름이 전해온다고 하고 고려 때 몽고군이 이곳을 건너지 못하고 '우리들이 갑옷만 벗어서 바다를 메워도 건너갈 수 있을 텐데'라고 한탄했다는 말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갑곶돈대에서는 강화대교가 바라보였다.강화대교 아래가 원래 갑곶돈대가 있던 자리인데 교량이 놓일 때 현재의 위치로 옮겨져서 복원되었다고 한다.갑곶돈대에서 바라보이는 곳은 폭이 좁아 강처럼 보이지만 바다다.염하(소금강)로 불리는 강화해협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병인양요,신미양요 때 쓰였던 대포가 포각 안에 배치되어 있었다.이주현 문화해설사의 말이다.

"병인양요 때 쓰였던 것으로 추정이 되는 대포입니다.홍이포라 부르는데 붉은 홍자 오랑캐비,오랑캐의 대포라는 뜻입니다.이대포는 임진왜란(1592년) 때 쓰였는데 300여 년이 지난 병인양요(1866년)에도 쓰였다니 안타까운 일입니다.이 대포는 쇠공이 발사되는데 상대를 격추시키지만 폭발력은 없다고 해요.외세의 화력에 밀려 병인양요,신미양요 때 우리 군사의 피해가 켰다고 합니다.또 조총의 유효사거리도 우리는 120m였고 미국은 900m였다고 합니다.선박도 우리는 나무배였고 상대는 철선이었어요."

설명을 듣고 직접 대포를 눈으로 보니 조선 말기에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과 지배층의 사대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강화해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 광성보

▲ 광성보 용두돈대 7일,용두돈대 앞의 모습 ⓒ 김은진
갑곶돈대 인근에 광성보도 있다.이곳에서 손돌목돈대와 용두돈대도 볼 수 있다.이곳도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격전지다.효종은 인조의 치욕을 보면서 강화도에 많은 돈대를 세웠다.왕의 치욕과 백성의 고충을 보고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선말 흥선대원군과 지배층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거치며 백성들이 목숨을 잃는데도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다른 어떤 일보다도 우선 대포와 총부터 교체하고 군함도 만들고 제국주의의 광기로부터 나라를 지켜냈으면 어땠을까.

방문한 오전 10시는 밀물 때라서 강화해협의 물살이 세게 부딪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오랫동안 우리나라를 지켜온 천혜의 요새가 역사 속 소용돌이를 펼쳐 보이고 있었다.화창한 5월,강화도에서 직접 해설을 들으며 역사 속을 거닐어 보면 어떨까.해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12시~13시)을 제외하고 현장에서 신청해서 들을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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