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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과 회유로 허위 감리보고서 등 제출
시행사·시공사·군청·소방서 등 관련자 무더기 송치 예정
지난 2월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리조트 신축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6명이 숨지고,27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연합뉴스>
[헤럴드경제(부산)=조아서 기자] 지난 2월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리조트 신축 건설 현장 화재와 관련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온 경찰이 시공사 대표 등을 구속한 데 이어 인허가 비리를 포착해 관련자를 추가로 구속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건축법 위반 교사,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 교사 등 혐의로 시행사 본부장 A씨와 건축법 위반,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 혐의로 감리업체 소방감리 B씨를 추가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또 시행사·시공사 대표는 물론,
이태혁 ON 텍사스 홀덤기장군청과 기장소방서 인허가 담당자 등 29명을 형사 입건했다.
A씨 등 시행사와 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11~12월 해당 건축물이 사용승인을 받기에는 공정률이 미흡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B씨를 포함한 감리업체 관계자들에게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시공사가 부도한다” “지금이라도 도장 찍어줄 감리사는 많다”며 협박해 사용승인과 소방시설 완공검사 관련 허위 감리 서류 작성·제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공무원,소방관들에게 총 1장당 15만원 상당의 식사권을 수십장 건넨 혐의를 받는다.이 중 57장은 실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리업체 관계자들은 회유와 협박에 압박을 느껴 조건부 감리완료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하고,특히 B씨는 건축물 사용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필수적인 소방시설 완공 검사 증명서를 발급받는 조건으로 시공사로부터 총 1억1000만원의 뇌물을 받거나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결과 보고서 제출을 한동안 거부하기도 했으나 결국 시공사가 제시한 큰 돈을 거부하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12일 감리결과 보고서를 제출했고,소방시설 완공 검사 증명서는 같은 달 16일 발급됐다.
이후 기장군청에 해당 증명서를 비롯해 감리완료보고서 등을 제출해 19일 사용승인을 받았다.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당시 공정률은 91%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불법적인 사용승인은 책임준공 기한을 앞두고 다급하게 이뤄졌다.시행사는 지난해 11월 27일까지 공사를 완료하는 조건으로 대주단으로부터 3250억원 상당의 PF대출을 약정했다.책임준공 기간까지 건축물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완공한 후,허가권자인 기장군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지체 일수 1일마다 지체금 2억9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시행사와 시공사는 책임준공 기한이 다가오는데도 공정률이 미흡해 사용승인이 어려워지자 대주단에 같은 해 12월 20일까지 준공유예를 요청하고,지속적으로 감리업체를 회유·압박해 공사가 완료된 것처럼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사용승인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사용승인 허가권자인 기장군청으로부터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 업무를 위임받아 공무를 대행한 업무대행 건축사도 현장 조사 없이 사용승인이 적합한 것처럼 허위로 검사조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은 각 업무의 담당자인 기장소방서와 기장군청 공무원들도 당시 현장의 미흡한 상황을 알고도 고급 호텔 식사권 등을 받고 묵인 또는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장 확인의 의무가 없는 담당 공무원들은 각각 업무대행 건축사의 검사조서와 소방 공사감리 결과보고서를 그대로 믿고서 절차에 따라 사용승인을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혐의를 시인한 관계자들도 “지역 사회에 미칠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적극 행정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감리업체 관계자들은 건축물의 공정률이 미흡하다는 사실을 군청과 소방서 공무원들에게 알렸다고 주장하고 있고,뇌물을 주고받은 정황과 그 외 증거에 의해서도 공무원들의 업무처리가 위법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종결한 후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 14일 오전 10시 51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반얀트리 해운대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작업자 6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을 수사하던 경찰은 용접 작업 등 공사 과정에서 안전관리가 소홀했다는 사실을 규명,지난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시공사 대표와 하청업체 대표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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