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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체제' 바꿀 개헌 필요
중앙집권적 국가체계 한계점 명확
행정수도 명문화도 함께 따라와야
서울·세종 양(兩)수도론 고려
대통령실·국회의사당 이전 근거
충청권 광역철도망 조속 추진 필수
최민호 세종시장
대담=강대묵 세종취재본부장
비상계엄,탄핵,조기 대선까지.희대의 사건 연속이다.정국은 시계 제로다.흡사 어두운 대한민국이 도래했다.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했던가.정치 양극화에 민심이 어지러운 와중에도,이 혼란을 새로운 대한민국을 잉태하는 산통으로 보는 시각이 상존한다.최민호 세종시장의 시각이 그러하다.최 시장은 대선 앞 인터뷰 자리에서 정책보다는 시대정신에 초점을 맞췄다.위대한 지도자의 덕목을 '진성성'과 '품격'임을 강조한 최 시장은 "대한민국이 권력구조에 빠졌다.정치 양극화·지방소멸·저출생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행정수도는 세종시만의 문제가 아닌,국가균형발전의 지향점"이라고 운을 떼며 메시지를 이어갔다.
-6·3 조기 대선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직면한 지방소멸과 저출생·고령화,정치진영 양극화로 인한 삼각파도의 위기를 넘어서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를 가르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특이점 개념에서 보면 우리는 성장시대의 논리로는 풀어낼 수 없는 새로운 단계인 특이점에 직면했다.이번 대선이 조기에 치러지게 된 것도 극심한 정치 양극화에서 비롯됐다.정치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대통령도 불행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이번 대선은 특이점에 와 있는 우리나라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해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고민하는 장이자,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말씀대로 대한민국의 위기에 빠졌는데.
"온 세계가 대한민국을 피크 코리아(Peak Korea)라고 칭송하고 있다.피크 코리아라는 말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가 정점을 찍었다는 얘기인데,안전한 사설 스포츠 토토 사이트 제로사이트뒤집어 보면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뜻도 된다.내가 90년대 초 일본에서 유학했다.그때 일본이 피크재팬이라고 불렸다.그때 일본이 도약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30년을 맞은 것이다.우리도 그런 상황에 직면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헌법과 권력 구조를 재정립함으로써 이 위기를 뛰어 넘어야 한다."
-극심한 정치 혼란이 역설적으로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운다.우리 정치문화의 문제점은.
"정치권력의 추구 역시 결국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기인하는 것이다.이런 이기적인 욕망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관건이다.그 수단이 바로 제도이고,제도를 통한 제어가 바로 법치다.그런데 지금의 진영 논리로는 이기적 유전자가 극대화됨에도 제어할 수 있는 제도 못 따라가고 있다.그것이 87년 헌법 체제의 문제다.그래서 개헌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치 문화가 87년 체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있다.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87년 체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대통령 직접 선출이라는 민주화 요구와 지방자치 실현 요구였다.당시에도 민주화를 억압하고 능률성 중심의 중앙집권적 방식으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한계를 겪으면서 87년 헌법 체제가 마련된 것이다.이제 다시 지방소멸,저출생,공동체 붕괴,정치 양극화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기존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 기본질서를 규정하는 헌법을 고쳐 완전히 새로운 질서를 만들지 못하면 추락하고 만다는 위기감이 크다."
-개헌 과정에서 행정수도 명문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행정수도 완성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에 어떤 의미인가.
"세계적으로 수도 이전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카자흐스탄,몽골,등이 행정수도 건설에 나서고 있다.사우디의 네옴시티도 같은 맥락이다.우리도 600년 전통의 수도 서울은 그 자체로 자랑스러운 유산이지만,새로운 시대를 감당하기에는 600년 고도가 가진 한계 역시 뚜렷하다.특히 우리나라는 수도권 과밀이 너무 심각하다.수도권 과밀을 완화해야 하는 것은 어느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과제다.대통령실과 국회 의사당만 옮긴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인구와 생산력을 동시에 같이 움직여야 한다.수도권에 몰린 기업,고급인력 자원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행정수도 이전이 의미를 갖는 것이다."
-개헌 무산 또는 지연에 대비해 투 트랙 접근을 강조하고 있는데.
"개헌은 말 그대로 복잡하다.대통령실과 국회 완전 이전만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은 불가능하다.권력구도,양원제 문제,5·18 정신의 전문 수록 등이 개헌 담론 내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 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그렇기 때문에 개헌을 전제로 행정수도 완성하겠다는 논리로는 행정수도 완성이 더 요원해질 수도 있다.그래서 명목적 행정수도 완성과 실질적 행정수도 기능 수행이라는 투 트랙으로 나눠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일단 대통령실과 국회 완전 이전을 통해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을 이루고,그리고 나서 개헌을 통해 명목상 행정수도를 완수해야 한다."
-대통령실 이전은 후보자별로 접근법이 다른데,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있다면.
"헌법재판소의 견해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국회를 완전히 이전하는 것은 개헌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그러나 국회와 대통령실을 각각 본원과 분원 개념으로 나눠 접근하면 가능하다.이미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실 제2집무실 설치는 법률적 근거가 완비된 상태이니 완전 이전이 아니더라도 제2 집무실,제2 국회를 세종에 설치해서 행정수도의 실질성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이때 서울과 세종이라는 두 개의 수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그래서 서울과 세종의 양(兩)수도론을 주장하는 것이다.양수도론이라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고려도 3경을 두었고,발해는 5경을 두었다.그래서 수도를 분산함으로써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발상,왕이 각 수도를 옮겨 다니며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오래전부터 추구해 온 합리적인 제도인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서는 수도권의 견제심리를 넘어서야 하는데.
"2003년도만 해도 신행정수도 건설을 천도 개념으로 보고 수도권의 반발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동향을 보면 상황이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오히려 최근에는 여의도 국회의 지방 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크게 반색한다.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국회를 빼내면 주변 지역의 고도제한이 없어지고,국회를 둘러싼 정치 갈등과 소요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그곳을 세계적인 금융·증권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것이 현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장이다.결국 서울에 어떤 개발 방향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이 문제는 그렇게 높은 벽이 아니다.오히려 서울도 환영할 여지도 있다고 보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을 통해 온 국민이 균형발전 효과를 누리려면 교통망 확충이 절실하다.이에 대한 해법은.
"당연하다.그래서 내가 KTX 세종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 온 것이다.최근에는 거기서 더 진화된 CTX 개념을 정부가 발표했다.CTX는 서울과 조치원,정부세종청사,청주,대전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망인데,현재 민자적격성 심사가 진행 중이다.이것이 완성된다면 서울과 세종 간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정시성이 확보된다.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동시에 도로 접근성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고속도로 진출입로로 첫마을 IC도 균형발전 실현 차원에서의 접근인 것이다."
-결국 대선 공약화를 넘어 새로운 정부의 대통령 공약화가 절실하다.후보자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은 무엇을 공약하겠는가?지역 주민이 원하는 바를 약속하는 것이 대통령의 공약이 아니겠나.대통령 공약화가 실현되려면 충청권 550만 주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대통령에게 요구해야 한다.또,모든 주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추진한다면 대통령인들 저버리겠나.공약화가 된다.그래서 대통령 공약화는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다.우리 지역 주민의 염원을 실현하고자 하는 단합된 모습이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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