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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 아미팜 대표 인터뷰

턱밑 지방 빼는 주사제 AYP-101 개발 중
국내 임상 3상 중…내년 상반기 허가 신청 예정
미용성형 주사제 분야에서 국내 첫 신약 기대
셀룰라이트,심부볼 등으로 적응증 확대

지방세포 자살,지방산 분해 유도하는 기전
괴사 유도하는 앨러간의 키벨라 대비 안전성 뛰어나
미용 전문 빅파마들 큰 관심…내년 기술수출 기대

지방 감소 주사제 개발업체 아미팜의 이기택 대표(왼쪽)와 정지훈 CTO(중앙대 의대 교수)가 판교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아미팜 제공

"부작용이 거의 없는 국소 지방 감소 주사제를 내년 말께 출시해 미용성형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신약으로 키워내겠습니다."

이기택 아미팜 대표는 최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아미팜은 차세대 지방 감소 주사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턱밑 지방을 없애주는 주사제 개발을 위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거쳐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소 지방 감소 주사제가 출시되면 근육이나 주름을 개선해주는 보툴리눔톡신,소방관 도박조직 복구에 쓰는 필러를 엮어 일선 병의원들이 원스톱 미용성형 올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국내 최초 미용성형 신약을 배출해 K-미용 주사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동국대 경영학과를 나온 이 대표는 IMF 세대다.대학 졸업을 눈앞에 두고 IMF 사태가 터졌다.외화벌이가 애국이던 시절이었다.이 대표는 무역업 일을 해보고 싶었다.중견 제약사 삼오제약에 입사한 이 대표는 의약품 원료 수출입 업무를 맡았다.해외서 들여온 의약품 원료를 국내 제약사에 파는 일도 했다.

7년 동안 삼오제약에 근무하며 경험을 쌓은 이 대표는 2005년 2월 아미팜을 세우고 의약품 도매사업에 뛰어들었다.리베이트가 없어지면 비급여 의약품 시장과 의약품 유통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의사,유전 알고리즘 룰렛 휠 코드약사 등이 특정 약 처방을 대가로 제약사 등에서 받는 리베이트가 사회 이슈로 부각되면서 리베이트 금지 움직임이 일던 때다.

아미팜은 미용성형 제품에도 손을 댔다.태반주사가 한창 인기를 끌고 있었고,보툴리눔톡신 필러 등의 시술도 확산되던 때다.그러다가 알게 된 게 독일 나테르만의 간질환 치료제 '에센셜'이다.

에센셜은 대두에서 고순도로 추출한 PPC(Polyene Phosphatidylcholine)가 주성분이다.음주 등으로 손상된 간세포막을 회복시켜주는 에센셜을 피하주사하면 지방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미국 유럽 남미 등에서 오프라벨 처방이 유행하고 있었다.이 대표는 "국내서도 오프라벨 수요가 적지 않겠다고 판단될 정도로 매력적인 주사제였다"며 "4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해외에서 원료를 들여와 제네릭을 만들었다"고 했다.
아미팜은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이듬해 6월 간질환 치료 주사제 '리포빈'을 출시했다.사업운도 따랐다.2009년 초 해외서 인기였던 PPC 주사제가 국내 TV 프로그램 방송을 탔다.그때부터 리포빈 주문이 쏟아졌다.그 해에만 100만 앰플이 팔렸다.매출은 150억원을 찍었다.

하지만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시판 후 진행한 임상이 실패로 끝나면서다.중증 간질환을 앓다가 혼수상태에 빠지는 간성혼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하다보니 환자 모집 자체가 여의치 않았다.식약처가 요구한 임상 건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채 임상이 종료됐다.게다가 여론도 녹록치 않았다.국회 등에서 간질환 치료제를 살빼는 약으로 오프라벨 처방하는 걸 문제 삼았다.아미팜은 결국 2012년 리포빈의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이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리포빈을 지방 감소 주사제로 다시 개발해 정식 허가를 받기로 마음먹었다.지방 감소 효과가 이미 입증된 만큼 임상 허들을 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리포빈과 같은 성분의 지방 감소 주사제 'AMP380' 개발을 시작한 배경이다.

아미팜은 또다시 난관에 부닥쳤다.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키세라바이오파마슈티컬스의 지방 감소 주사제 '키벨라'를 허가해주면서다.

문제는 키벨라의 주성분인 데옥시콜산(Deoxycholic acid,DCA)이 아미팜이 개발 중이던 AMP380의 주성분인 PPC의 용해보조제라는 점이었다.물에 녹지 않는 물질인 PPC의 용해보조제로 쓴 DCA가 정작 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걸 FDA가 인정해준 만큼 아미팜은 AMP380의 지방 감소 효능이 보조제인 DCA가 아니라 주성분인 PPC 때문이라는 걸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식약처는 아미팜에 임상 설계를 다시 할 것을 권고했다.DCA 성분의 지방 감소제와 PPC 성분의 지방 감소제를 복합제로 만들어 임상시험을 하라는 것이었다.이 대표는 "DAC는 가용성이지만 PPC는 물에 안 녹는 불용성이어서 제제 개발이 어려웠다"며 "두 성분을 동시에 가진 복합제 임상 설계를 하는 게 당시로선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했다.
아미팜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다.보톡스 1위 업체 앨러간이 키벨라 개발사인 키세라바이오파마를 2조8000억원에 인수했을 만큼 시장 전망이 밝은 지방 감소 주사제 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AMP380 임상이 중단된 이듬해인 2016년,사이판 카지노 호텔아미팜은 PPC를 주성분으로 한 차세대 지방 감소 주사제 'AYP-101'의 개발을 본격화했다.AMP380 개발에 발목을 잡았던 PPC 용해보조제로 DCA가 아닌 새로운 용해보조제를 썼다.이 대표가 연구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한 끝에 세계 최초로 발견한 조성물이었다.지금까지 미국 등 13개국에 특허 등록됐다.

이 대표가 PPC 용해보조제 연구를 시작한 건 2010년이다.리포빈이 한창 잘 팔리던 때다.그는 PPC 관련 국내외 논문을 샅샅이 뒤졌고 제제학 지식을 쌓으려고 주말에도 출근했다.이 대표는 "계면활성제부터 답즙산에 이르기까지 온갖 화학물질로 PPC를 녹이는 실험을 했다"며 "그러다가 최적의 조성물을 찾아냈다"고 했다.

이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한 정지훈 중앙대 의대 교수와 인연을 맺은 것도 이 무렵이다.PPC가 지방을 감소시키는 약리 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정 교수에게 연구를 의뢰하면서다.천연물 연구에 관심이 많았던 정 교수도 이때부터 PPC 기전연구에 매진했다.
아미팜은 지난해 2월 시작한 AYP-101의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오는 11월 종료할 계획이다.중앙대병원과 건국대병원에서 진행 중인 이번 임상에는 252명의 환자가 참여한다.고도비만이 아니면서 턱밑 지방이 적당히 있거나 많이 있는 사람 대상이다.2주 간격으로 최대 6회 투약한다.이달 중 마지막 환자 투약이 이뤄진다.정 교수는 "턱밑 지방층에 1cm 격자무늬 간격으로 포인트당 0.2mL를 최대 50포인트에 피하주사한다"고 했다.

아미팜은 임상 2상에서 AYP-101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2주 간격으로 투약한 환자군에서 턱밑 지방감소 효과를 보인 비율은 70.7%였다.키벨라와 유사한 수준이다.

AYP-101의 최대 강점은 안전성이다.앨러간이 눈독을 들이다 거액에 인수한 키벨라는 일선 병의원에서 외면할 정도로 부작용이 심하다.통증은 물론 부종,괴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다수 보고됐다.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흥행에 실패했고 한국에서는 아예 철수했다.부작용이 심한데도 시술비용이 수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

반면 AYP-101은 지금까지 경증의 이상사례만 보고됐다.이 대표는 "중대한 약물 이상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며 "대부분의 부작용 사례는 주사자국이 남거나 모세혈관이 터져 홍반이 생기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아미팜은 AYP-101의 주성분인 PPC의 작용 기전도 확립했다.PPC의 기전과 효력을 밝힌 정 교수의 논문 6편이 국제학술지 등에 실렸다.

PPC는 지방 분해와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두가지 기전으로 지방을 없앤다.PPC를 주사하면 신호전달물질인 TNF-α가 분비되면서 지방세포 자연사가 시작되고 지방 분해도 진행된다.

TNF-α는 TNFR1,TNFR2 등의 수용체를 통해 카스파제 경로를 활성화시킨다.카스파제3 등 단백질 분해효소들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지방세포의 자연사가 늘어나게 된다.이렇게 되면 지방세포 수가 줄어들게 된다.TNF-α는 지방산 분해 신호도 보낸다.중성지방인 트리글리세라이드가 가수분해되면서 글리세롤과 3개의 지방산이 만들어진다.굶거나 운동을 할 때 몸 속에서 저장돼 있던 지방이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만드는 것과 동일한 대사경로다.이 과정에서 지방세포의 크기가 줄어들게 된다.

PPC는 작용기전 측면에서도 DCA에 비해 장점이 많다.PPC는 안전하게 지방세포 수를 줄이고 지방을 분해한다.반면 DCA는 지방세포의 괴사를 유도하는 기전이다.주사 후 괴사와 염증이 동반된다.정 교수는 "PPC는 염증을 동반하지 않아 DCA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며 "미국 연구자들이 PPC 리뷰 논문을 낼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했다.
아미팜은 내년 2월께 AYP-101의 임상 3상 결과를 수령할 예정이다.임상 결과가 기대대로 나올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이 대표는 "이르면 내년 말께 국내 허가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미용 주사제로는 국내 첫 신약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미팜은 글로벌 진출 작업도 착착 진행 중이다.우선 빅파마에 AYP-101의 기술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미용성형 전문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다.이 대표는 "턱밑 지방 등 국소 지방 제거는 수술을 제외하고는 아직 마땅한 해결 수단이 없다"며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남미 인도 등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하고 있다.이 대표는 "현지 제약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중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이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선은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했다.

국내 시장 전망도 밝다.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비수술적 지방 감소 시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였고 2030년에는 2억7700만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약은 전신에 작용하지만 AYP-101은 국소 부위 지방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비만약 시장이 커지는 것과 무관하게 국소 지방 감소 주사제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했다.
아미팜은 AYP-101의 적응증 확대에도 나선다.미용 성형 분야에서는 셀룰라이트 개선,심부볼 지방 감소,상완(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부위) 국소 지방 감소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아미팜은 3세대 지방 감소 주사제 개발도 시작했다.이 대표는 "AYP-101은 최대 6회 투약하는데 이 횟수를 절반으로 줄인 차세대 주사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아미팜은 내년 말 상장심사 신청을 할 계획이다.2027년께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이 대표는 "계획대로 내년 말 AYP-101을 출시하면 2027년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라며 "2030년 국내에서만 매출 362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아미팜 직원은 9명이다.대부분 연구개발 인력이다.2016년 처음 투자 유치를 했고 지금까지 360억원을 투자 받았다.이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어려워진 투자 환경 속에서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AYP-101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자본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했다.

박영태 바이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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