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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새론.[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자신들이 투자한 영화의 개봉이 주연배우 고(故) 김새론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지연되자 투자금 반환 소송을 낸 투자사가 패소했다.

투자사는 “제작사가 김새론에게 배상을 청구하는 등 적극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투자금 2억원 전액을 반환해달라”고 했으나 기각됐다.법원은 “계약서에 따르면 양측은 개봉 일정이 변동될 수 있음을 전제로 했다”며 “제작사는 김새론의 자숙 이후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유병호 판사는 영화‘우리는 매일매일’의 투자사‘초이스웰’이 제작사‘슬기로운늑대’를 상대로 낸 투자금 반환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1심 법원은 투자사 측 패소로 판결하며 소송비용도 투자사 측에서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양측은 2021년 5월,김새론이 주연을 맡은 영화‘우리는 매일매일’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투자사는 예산 10억원 중 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대신 영화가 흥행해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제작사가 투자금 2억원을 갚고,매출 지분의 15%를 주기로 했다.개봉 일정은 주연배우 스케쥴에 따라 조정될 수 있었다.

갈등은 김새론이 지난 2022년 5월,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불거졌다.김새론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자 영화 개봉이 미뤄졌다.

제작사는 김새론 측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출연료 9000만원의 반환을 요구하지 않았다.제작사는 다양한 해결책을 고민한 끝에 김새론과 출연 계약을 해제하면 영화 자체를 개봉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대신 김새론이 자숙 기간을 가진 뒤 영화를 개봉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투자사의 생각은 달랐다.투자사는 “김새론의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영화 개봉 일정에 차질이 생겼음에도 제작사가 김새론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투자금 2억원 전액을 반환하라며 “신의성실 의무와 협조 의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제작사는 “개봉만 앞두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영화를 미개봉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새론 측에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해서 제작사 측에 귀책사유(사건의 책임)가 없다는 취지였다.

1심 재판부는 투자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1심 법원은 “제작사에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투자금 2억원을 돌려줄 법적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제작사의 귀책사유를 전제로 투자금 반환을 주장하는 투자사의 주장엔 이유가 없다”며 “계약서에 따르면 개봉 일정은 메인 투자사의 일정 및 주연배우 스케쥴에 따라 조정될 수 있어 개봉 일정이 변동될 수 있음을 전제로 계약이 체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작사가 김새론 측에 출연료 9000만원을 회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는 영화 자체가 개봉되지 못할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일 뿐 아니라 영화 개봉 시기를 김새론의 자숙기간 이후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며 협조의무 위반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1심 판결에 대해 투자사 측에서 항소하지 않았다.김새론은 1심 판결 선고 이후 약 1개월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김새론의 유작이 된 영화‘우리는 매일매일’은 이르면 올해 가을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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