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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교수,경마 온라인 시행퍼트너 CSL시퀴러스 의학부 총괄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왼쪽)와 다니엘 퍼트너 CSL 시퀴러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학부 총괄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두 사람은 "백신 반대론자를 설득해 백신 접종을 높여야 감염병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선비즈

세계는 지금 감염병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홍역이 다시 퍼지고 있다.기댈 곳은‘백신’이다.인구 상당수가 전염병에 면역을 가진 집단 면역을 형성해야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럼에도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음모론이 범람한다.로버트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말이다.근거 없는 주장에 빠져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그 결과 미국은 올해 홍역 환자가 수백여 명 나왔고 6살,카라박 레버쿠젠8살 아이가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다니엘 퍼트너(Daniel Furtner) CSL 시퀴러스 아시아태평양 의학부 총괄은 지난달 23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백신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군대가 전쟁을 대비하듯 백신으로 감염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CSL 시퀴러스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기업이다.모기업은 1916년 설립된 호주의 CSL이다.스위스 노바티스의 인플루엔자 백신 부문과 CSL의 백신 자회사 바이오CSL이 합병해 CSL 시퀴러스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AP연합

두 사람은 음모론이 퍼질수록 반대자들을 설득하고 백신 접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최 교수는 “과학적인 근거 없이 백신을 거부하는 태도는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집단 면역이 떨어져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할 수 있다”고 했다.

백신 효과는 명백하다.세계보건기구(WHO)는 1974년부터 50년여 간 백신 접종으로 1억5400만명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밝혔다.백신은 독성을 없앤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원리다.소수의 적군을 미리 경험하고 준비 태세를 갖추면 나중에 대군이 침입해도 바로 공격할 수 있다.백신은 코로나19,홍역,인플루엔자 같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백신이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공포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는 1988년 홍역,구글 룰렛 돌리기풍진을 예방하는 MMR 백신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나중에 데이터가 조작된 거짓 연구로 밝혀져 웨이크필드는 의사 면허를 박탈당했다.

백신 괴담은 가짜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며 반대론자를 양성하고 있다.대표적인 인물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케네디 복지부 장관이다.이들은 모두 백신이 자폐 위험을 높인다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펼쳤다.

다니엘 총괄은 “감염병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주변에 전파하기 때문에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백신을 반대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말이다.최 교수는 “나도 모르게 감염병 바이러스를 전파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협에 처하게 할 수 있다”면서 “뒤늦게 후회하는 것보다 미리 백신을 맞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을 좌우하는 사람이 음모론에 빠지면 더 위험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미국의 WHO 탈퇴를 공식 선언했고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해 보건기관 직원 1만여 명을 해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그 결과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했고 미국에서 2000년 퇴치를 선언한 홍역이 다시 유행하는 중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최 교수는 물론 부작용이 0%인 의약품은 없다고 했다.그는 “백신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부작용을 완벽하게 피하기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부작용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니엘 총괄은 “백신을 접종하고 약간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금방 괜찮아진다”면서 “실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인구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국가 한국은 더욱 백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더 강한 고면역원성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최 교수는 “고면역원성 백신은 일반 백신보다 감염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면서 “폐렴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사망에 이를 위험도 비교적 낮다”고 했다.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는 65세 이상 3만29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면역원성 백신과 일반 백신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그 결과 고면역원성 백신은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가 48%로,일반 백신(33%)보다 예방 효과가 높게 나왔다.

문제는 비용이다.우리나라는 65세 이상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데,이를 고면역원성 백신으로 바꾸면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최 교수는 의료 재정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65세 이상에게 고면역원성 백신을 일괄 지원하기 어렵다면 70세 또는 80세 이상에게 우선 지원하고 단계적으로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덴마크는 70세 이상,인터넷 게임 렉노르웨이는 요양원에 있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고면역원성 백신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 자료

Euro surveillance(2025),DOI: https://doi.org/10.2807/1560-7917.es.2025.30.12.2500174

WHO(2025),https://www.who.int/news-room/events/detail/2025/04/24/default-calendar/world-immunization-week-2025---immunization-for-all-is-humanly-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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