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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락실] 6초짜리 '불황 금발' 틱톡 영상과 통하는 우리나라 '무지출 챌린지'평등은 경제 영역에도 해당하는 문제입니다.한정된 재화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성평등은 국경을 넘나드는 문제입니다.지구촌 여성 경제 분야 소식(女)을 우리나라로 잇겠습니다(絡).<편집자말>

"새로운 경제 지표라고 부르겠습니다."

미국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이 불황을 대비해 실용적으로 소비를 바꾸는 젊은 여성 소비자의 이야기를 지난 12일 보도했다.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금발 염색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러운 여성들이 흑갈색의 자연모로 돌아가는 추세를 조명한 것이다.패션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잡지인 보그(Vogue)는 이 새로운 헤어 트렌드를 '불황 금발(Recession Blonde)'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불황 금발?

▲  경제적인 이유로 염색을 하지 못해 금발 사이 자라나는 흑갈색의 모발을 영상으로 찍어서 틱톡에 공유하는 여성들 ⓒ 틱톡
'불황 금발'이란,경제적인 이유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염색을 하지 못해 어두운 색의 자연모가 모발 뿌리에 보이지만,나머지는 아직 금발의 염색모인 헤어스타일을 의미한다.

불황 금발(Recession Blonde)이라는 표현은 온라인에서 먼저 화제가 됐다.지난 2월에서 3월까지 구글에 '금발에서 갈색모로'라고 검색한 양이 17% 증가했고,미국 빅데이터 업체인 런치메트릭스(Launchmetrics)는 ▲불황 헤어 ▲불황 금발 ▲불황 갈색모 등과 같은 단어의 미디어 영향 가치(Media Impact Value)가 동일 기간 96% 늘었다고 밝혔다.같은 시기에 보그를 포함해 글로시,얼루어 등 유명 패션 잡지는 실용적인 헤어 트렌드로 불황 금발을 앞다퉈 소개했다.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에서도 수많은 여성이 금발에서 갈색모로 돌아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서 공유하고 있다.뉴욕에서 TV 프로덕션 안전 관리자로 일하는 미란다 맥클렐런(여,30대)은 자신의 금발 염색모 사이에 자라나는 갈색모를 찍은 6초 분량의 영상을 지난달 10일 틱톡에 올렸다.현재 이 게시물은 3.1만회의 '좋아요'를 받았고 3800회 넘게 공유되며 큰 공감을 얻었으며,월스트리트저널에 소개되기까지 했다.

6초 분량 틱톡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

▲  Unsplash Image ⓒ allysphotos on Unsplas
미란다의 짧은 영상에 많은 사람이 공감한 이유는 미국의 비싼 미용 가격 때문이다.미국에서 금발을 유지하는 건 매우 비싼 소비다.미란다가 거주하는 뉴욕에 있는 IGK 살롱에서 금발로 1회 염색하는 가격은 약 28~86만 원이다.플로리다주에 있는 미용실 스콧 파머(Scott Farmer)에 따르면 일반적인 금발 염색 가격은 약 14~43만 원이다.금발을 상시로 유지하려면 6~8주 간격으로 미용실에 방문해야 하니 1년에 수 백만 원을 써야 하는 셈이다.

불황 금발로 대변되는 미국 소비자의 심리적 부담은 여러 경제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지난 3월 미국 미시간 대학교가 실시한 2025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미국 소비심리가 지난 2월 대비 11.9%p 하락했고,작년 동월 대비 28.2%p 하락했다.미국 방송 매체 CNN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 사이 소비자 가격이 2023년 8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인 0.5% 증가했고 계란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일상품의 가격이 더 비싸졌다고 지난 2월 보도했다.

다만,미국 경제는 아직 불황에 진입하지도 않았다.일반적으로 경제가 2분기 연속 위축되면 이를 경제 불황이라고 정의한다.미국의 경제는 작년 4분기에 2.4% 성장했고 올해 1분기에 0.3% 역성장했으니 불황이 시작했다고 볼 수는 없다.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이 경제에 제대로 반영되면 소비자는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에서는 '무지출 챌린지'.우리 헤어 디자이너가 바라 본 불황 금발

▲  최근 물가 급등으로 편의점에서 1천원에서 살 수 있는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생활 바카라 배팅법과자 등을 찾기 힘들어졌다.GS25와 CU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오뚜기 진라면과 스낵면 작은컵은 지난 1일부터 1천100원으로 올랐고,삼각김밥도 가장 저렴한 제품이 1천100원이다.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펴보는 시민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는 등 경제적 불안 때문에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이가 늘고 있다.국내 미용실에서는 이러한 소비 감소를 이미 느끼고 있었다.지난달 28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미용실에서 만난 헤어 디자이너 김아무개(남,30대)씨는 "경제가 힘들거나 5월 같이 지출이 많은 달에는 (염색,파마 등의 비싼) 시술보다 커트가 더 많아져요.아무래도 지출이 많으니까 절약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전반적인 동향에 대해 그는 "(유행이) 적당히 실용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라며 "여성 같은 경우 시술 가격이 저렴하지 않으니 리뷰를 보는 등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는 편"이라고 전했다.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미용실 가격도 오르고 있었다.최근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진짜로 많이 올랐죠.(시술에 필요한) 약값도 많이 올랐고요.다른 미용실 가격을 보게 되는데,확실히 가격이 많이 올라가면서 우리 매장이 (비교적) 싼 매장이 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실용적인 소비 트렌드는 의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서울 서초구에서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김아무개(여,30대)씨는 지난 29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여러 룩에 매칭이 가능한 뮤트톤(채도가 낮고 부드러운 색상)의 아이템들을 구매한다거나 한 번의 구매로 오랫동안 자주 입을 수 있는 활동적인 아이템 등 실용적인 구매를 하는 (소비자) 층은 더더욱 굳어지고 있어요"라며 "그런 스타일을 추구하지 않는 (소비자) 층은 오히려 기존의 옷을 리폼하거나 DIY(Do It Yourself,취향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는 쪽으로도 나아갔어요"라고 전했다.

미국의 불황 금발에 대해 그는 "의상에 대한 비용보다는 미용 비용이 훨씬 저렴하므로,헤어 컬러나 커트,메이크업 스타일의 변화를 통해 이미지를 바꾸고,카지노 홍대옷으로 지출되는 금액을 줄이는 것 같아요"라며 "아무래도,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미용 시술에 대한 비용이 저렴하여 이 부분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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