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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언어장애·운동마비… 가족의 돌봄과 재활로 다시 걷기 희망
건강했던 30대 남성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혼수상태에 빠진 후 생명을 위해 두개골 일부를 절제하는 긴급 수술을 받았다.이후 말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재활 치료를 시작했으며,현재는 가족의 헌신적인 간병 속에 서서히 일상 기능을 되찾고 있는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우스터셔 키더민스터에 거주하는 필립 메이시(31)는 지난 2월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당시 여자친구는 외출 중이었다.장시간 연락이 닿지 않자 그의 어머니 샬럿 마누리스(57)가 급히 집으로 찾아갔다.현장에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한 샬럿은 즉시 구급차를 불렀고,필립은 버밍엄 퀸 엘리자베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도착 직후 실시된 CT 검사에서 뇌 내 대량 출혈이 발견됐고,의료진은 즉시 두개골을 일부 절제하는 감압술(decompressive craniectomy)을 시행했다.필립은 수술 직후 의식 유도 혼수상태에 놓였으며,6일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다.
샬럿은 "의료진이 아들이 말도 못 하고 다시는 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정말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쓰러진 채로 얼마나 오랜 시간 있었는지조차 몰라 예후를 예측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 필립은 말문이 막힌 채 음식을 삼키는 것조차 힘들어했다.의료진은 좌측 뇌 손상에 따른 우측 운동 기능 저하와 언어 장애 가능성을 우려했다.하지만 필립은 점차 기력을 회복하며,현재는 몇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만큼 회복한 상태다.
무엇보다 필립은 평소 운동을 즐기며 건강을 자랑하던 인물이었다.샬럿은 "흡연도 안 하고,음주도 절제하던 아들이었다.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는가"라며 "모든 사람은 단 하나의 약한 혈관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필립은 어머니의 집에서 회복 중이며,재활을 위해 집 구조 개조와 치료비 마련이 필요해 GoFundMe 모금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샬럿은 "필립은 '인생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다'고 자주 말했는데,그 말이 현실이 됐다"며 "젊다고 방심하지 말고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내 뇌출혈 환자,전체 뇌졸중의 20%….치명률은 더 높아
뇌졸중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뇌경색),터지면서(뇌출혈) 뇌 기능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응급 질환이다.이 중 뇌출혈은 전체 뇌졸중의 약 20%를 차지하지만,사망률과 후유증 발생률은 뇌경색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국내 뇌혈관 질환 진료 인원은 최근 5년 사이 20% 이상 증가했다.특히 2022년 기준,뇌졸중 진료 환자는 63만 명을 넘었고,이 가운데 뇌출혈 환자 수는 뚜렷한 증가세는 아니지만 치명적 진행 양상으로 의료 현장에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파열되며 혈액이 뇌조직 안팎으로 흘러나오는 응급질환이다.원인은 다양하지만,고혈압,뇌동맥류,외상,혈관 기형,항응고제 복용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그러나 때로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찾아오며,조기 대응 실패 시 생명은 물론 중증 후유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뇌출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출혈이 시작되면 혈액이 뇌조직을 압박하고 손상시키는데,출혈 후 3~6시간 이내의 응급조치가 생존과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뇌압 상승,뇌탈출(herniation),혼수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로 필립처럼 쓰러진 뒤 수 시간 동안 방치될 경우,뇌세포는 산소 부족과 압박으로 빠르게 괴사한다.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출혈 자체보다 더 위험한 건,디코 도박시간 경과에 따른 2차 손상"이라고 강조한다.뇌출혈은 일반적으로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 △구토와 어지러움 △의식 혼미 또는 실신 △신체 한쪽의 마비나 감각 이상 △발음 이상 또는 말 못함 △발작 등과 같은 급성 증상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증상이 갑작스럽고 심하게 나타난다면,즉시 119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뇌 CT 또는 MRI를 통해 출혈 여부를 확인한 뒤,출혈 부위와 범위에 따라 수술적 처치 또는 약물 치료가 결정된다.
많은 사람들은 뇌출혈을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의 병으로만 인식하지만,도박 우울증건강한 30대 남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질환이다.무증상의 혈관 기형이나 약한 혈관벽은 일상생활 중에도 갑작스럽게 터질 수 있어,가족력이나 두통·시야 이상 등의 증상이 반복될 경우 정밀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