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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가 8일(현지시간) 신임 교황으로 선출된 후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AFP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날인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8분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 올랐다.새 교황이 선출됐음을 알리는 신호였다.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 17일 만이었다.
약 1시간 뒤 추기경단 대표가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라틴어로 '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는 뜻)"을 외쳤다.이후 교황청은 제267대 교황으로 미국 출신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69)이 선출됐고,롤 토토 핸디그가 사용할 즉위명은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의미한다.
콘클라베 둘째날인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8분께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사진=EPA
중도 성향 선택한 가톨릭
레오 14세는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이다.미국인이 교황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출신 교황도 최초다.
이날 강복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레오 14세는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라고 첫 발언을 했다.이어 "부활절 아침 로마와 전 세계를 축복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약하지만 언제나 용감했던 목소리를 우리 귀에 간직할 수 있기를"이라고 말하며 전임 교황을 추모했다.레오 14세는 "대화와 만남을 통해 언제나 평화롭게 하나의 백성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다리를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레오 14세가 8일(현지시간) 신임 교황으로 선출된 후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 손을 흔들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레오 14세는 미국인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빈민가 등에서 사목했다.2015년 페루 시민권을 취득해 복수 국적자가 됐고,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외신들은 레오 14세의 이 같은 경험이 교황 선출의 밑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AP통신은 미국이 전 세계적에서 가장 강력한 '세속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레오 14세를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라고 표현했다.'인사이드 더 바티칸' 저자인 토머스 리스 신부는 텔레그래프에 "라틴아메리카 추기경들이 단결해 그를 밀었을 것"이라며 "그는 단순히 미국인이 아니라 모든 아메리카 대륙의 교황"이라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202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다만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교황이었다고 평가받은 프란치스코와 달리 레오 14세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가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을 허용하고,교황청 고위직에 여성을 임명하는 등 교회 내 금기를 깨는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이같은 개혁은 교회 내 보수파의 반발을 불렀다.이탈리아 출신의 베니아미노 스텔라 추기경은 지난달 30일 추기경단 사전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오랜 전통을 무시하고 자기 생각을 강요해 무질서와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보수와 진보 간 갈등이 깊어지자 이번 콘클라베에서 한 쪽에 쏠리지 않은 인물이 선출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가톨릭 전문 매체 크럭스의 편집장인 존 앨런은 전날 타임지 인터뷰에서 "이번엔 프란치스코의 유산을 이어가려는 '연속성 진영'과 다른 방향으로 가려는 '변화 진영' 사이에서 진정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어느 쪽도 3분의 2 다수를 차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갈등을 빚어온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영국 BBC는 "레오 14세는 서로 다른 세계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며 "단 4번의 투표로 선출된 건 추기경들이 그런 평가에 동의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미셸 팔콘 신부는 뉴욕타임스에 "레오 14세는 품위 있는 중도파"라며 "무엇이든 과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명 레오 14세가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재위 1878~1903)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레오 13세는 노동자의 정당한 임금과 인간다운 노동 조건 보장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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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토토 기가공동선을 위한 사회적 책임 등을 강조했다.그는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모든 재산을 공동으로 소유하자는 사회주의 이념을 강하게 반대했다.
2년 뒤 방한할 듯
레오 14세는 2년 뒤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2027년 세계청년대회(WYD)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세계청년대회는 전세계의 젊은 가톨릭 신자들이 모이는 행사로 역대 교황은 빠짐없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과 1985년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바티칸으로 초청한 것을 계기로 1986년 정식으로 시작됐다.
교황청이 미국 출신의 레오 14세가 신임 교황으로 선출됐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하자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앞에 모여있던 사제와 신도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2023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7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했다.교황이 바뀌었지만 방한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2005년 독일 쾰른에서 세계청년대회를 열기로 한 것은 요한 바오로 2세였으나 그는 대회를 약 4개월 앞두고 선종했다.대신 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쾰른을 방문했다.
레오 14세가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한국에 오면 교황의 역대 4번째 방한으로 기록된다.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에 왔고,2014년에는 프란치스코가 방한한 바 있다.
레오 14세가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북한을 방문할지도 관심이다.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위 시절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비협조로 성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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