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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기행 온 대학생부터 당시 군인 신분 어르신까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숭고한 가치 훼손 안 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여드레 앞둔 1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가 참배객들로 붐비고 있다.ⓒ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대한민국을 구한 숭고한 5·18 정신을 기억하고 가꿔나갈게요."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여드레 앞둔 10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비바람이 쳤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도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오월 영령을 기리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민주의 문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생각에 잠긴 채 발을 뗀 이들은 참배단 앞에 멈춰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이고 그날의 희생을 떠올렸다.
대동 세상의 모습을 묘사한 대동 세상 군상 앞에선 부모의 설명을 들은 어린아이들이 그 모습을 따라 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오월 영령이 잠든 묘역 곳곳은 오월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받기 위해 역사 기행을 온 대학생 추모객들로 붐볐다.이들은 서로 공부해 온 '열사'들의 사연에 대해 소개하거나 질문하고 때로는 애통해하며 '12·3 비상계엄'을 막아냈다고 평가받는 오월 정신을 되새겼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묘지를 찾았다는 경상대 화학공학과 김희원 씨(21·여)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12·3 비상계엄을 겪고 묘지에 오니 그때 상황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며 "단순한 과거 역사가 아니라 현재까지 연결돼 있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24년을 대한민국을 구한 오월 정신과 한강 작가의 소설,그리고 '5·18' 45주년까지.전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도 말했다.
정하늘 씨(26·여)도 "일련의 일들로 광주 정신을 기억하고 가꿔나가야겠다,토토 중계방잊지 않아야겠다는 더 특별한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여드레 앞둔 10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News1 이승현 기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 동호의 모티브가 된 고(故) 문재학 열사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묘지 번호를 찾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참배객들은 그의 생애가 담긴 표지판에 떨어진 빗방울을 손수건을 꺼내 닦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5·18 당시 군인이었다는 윤삼례 씨(76)는 "공수부대 보직을 받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일어난 고향 사람들에게 같은 군인이 총칼을 든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속에 응어리가 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성시안 씨(70)는 "책임감도 명분도 아닌 오로지 민주화를 위해 자진해 목숨을 다한 이들의 희생은 정말 숭고하다"며 "45년이 흘렀지만 누군가는 아직도 이들의 숭고한 가치를 어떤 식으로든 훼손하려 한다.그러지 말고 그 정신을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 묘지에는 이날 18팀(982명)의 참배가 예약돼 있다.이는 지난주 토요일 참배객 689명보다 42% 증가한 수치로 현장 방문객까지 합하면 그 2배 이상이 묘지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