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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왈츠 보좌관 해임않고 유엔대사로 전보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협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기밀 채팅방 유출’파문 끝에 전격 교체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왈츠를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하면서,공석이 된 국가안보보좌관직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당분간 겸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왈츠는 전장에서,의회에서,그리고 백악관에서 우리 국가의 이익을 위해 헌신해 왔다”며 “유엔에서도 그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이어 “임시로 루비오 국무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직을 함께 맡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 참모 교체로,왈츠와 함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인 앨릭스 웡도 함께 사임할 예정이다.미 언론은 왈츠의 교체가 지난 3월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관련 고위 참모들의 채팅방에 언론인을 실수로 초대한‘시그널 게이트’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초기에 왈츠를 감쌌으나,이후 내부 참모들과의 면담에서 지속적으로 그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신뢰에 금이 간 모습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극우 인사 로라 루머 등이 왈츠가 채용한 NSC 참모들이 “트럼프의 노선에 충실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교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가 왈츠를 단순 해임하지 않고 유엔 대사로 전보 지명한 배경에는 여러 정치적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시그널 채팅방 유출이라는 중대한 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트럼프는 왈츠를 공개적으로 감싸며 일정 기간 유임시킨 뒤,체면을 살려주는 방식으로 전보 조치했다는 평가다.극우 진영의 반발 등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유엔 대사라는 새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고,동시에 왈츠의 외교·군사 경험을 계속 활용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또한 유엔 대사는 상원 인준 대상인 만큼,당내 지지 기반이 있는 왈츠를 지명해 무리 없이 인준 절차를 넘기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CNN은 루비오 외에도 트럼프의‘40년 골프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가 후임 보좌관 물망에 올랐으나,기상호 룰렛윗코프 본인이 거절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이번 인사 전까지 왈츠는 바티칸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에 트럼프와 동행하며 백악관 회의에 참석하고,사임 발표 전까지도 폭스뉴스 인터뷰에 출연하는 등 일상적 업무를 수행했다.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임이 사전 조율된 인사라기보다는 다소 돌발적이고 갑작스러운 결정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왈츠가 지난 달 30일 미시간 방문 당시 트럼프와 함께 백악관에서 마린원(대통령 전용 헬기)을 타고 이동했지만,이후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 남아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는 탑승하지 않은 점이 이례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잘못된 사람을 해임했다”고 비판했다.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정작 후티 공습 작전을 가족과 공유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해임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태미 더크워스 상원 의원도 “왈츠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지만,헤그세스 장관의 보안 위반은 훨씬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왈츠는 플로리다 출신 전직 공화당 하원 의원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외 강경파로 분류됐다.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란 제재 강화 등에 적극적이었지만 트럼프의 실용주의적 외교 노선과는 여러 차례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CNN은 왈츠가 NSC 내에서 외교·안보 정책 조율에서도 점차 배제되는 등 영향력을 상실해왔고,백악관 내부에서 이미 교체 작업이 수주 전부터 진행돼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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