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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 확대…‘반도체 겨울론’모건스탠리‘관세 빙산’우려

뉴스1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호조로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SK하이닉스는 4월 24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6391억 원,영업이익 7조4405억 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그래프 참조).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9%,홀덤 바영업이익은 157.8% 상승했다.특히 영업이익 7조4405억 원은 시장 전망치(6조5929억 원)를 12.85% 상회한 것이다.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조1000억 원에 머물렀다.

시장은 이번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반도체 경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전통적으로 1분기는 반도체 업계에서 비수기로 통한다.통상 전년 말 특수가 끝나면서 소비자들의 정보기술(IT) 기기 구매 수요가 줄어들고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에 돌입해 전방산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위축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률이 전 분기 대비 1%p 개선된 42%로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나타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48%)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다.

이번 SK하이닉스 호실적은 주력 제품인 HBM과 첨단 D램,기업용 대용량 저장장치(eSSD)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인했다는 분석이다.특히 SK하이닉스의 HBM은 제품 특성상 1년 전 공급 물량을 고객사와 협의하기 때문에 올해 물량은 이미 완판된 상태로,이번 미국발(發) 관세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선주문 증가에 의한‘반짝 효과’라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은 4월 24일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1분기는 아직 관세정책이 구체화하기 전이었던 만큼 일부 고객의‘풀인(선구매)’수요 비중이 크지 않았다”면서 “1분기 D램 출하량이 기존 계획을 상회할 정도로 크지 않았고 모바일과 PC(개인용 컴퓨터) 등 고객 제품에 국한됐으며 고객의 제품 수요도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딥시크 같은 오픈소스 기반의 효율적인 인공지능(AI) 모델이 공개돼 다양한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개발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AI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 과정에서 HBM뿐 아니라 고용량 서버 D램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전 세계적으로 AI 모델 개발 시도가 활발해져 AI 서버용 고성능 D램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이에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HBM 포함) 비율은 전 분기 74%에서 1분기 80%로 확대됐다.그 결과 SK하이닉스가 1분기 매출액 기준 D램 시장점유율 36%(카운터포인트리서치)로 1위를 차지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HBM 수요의 연평균 성장률이 약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특히 올해는 각국 테크 기업의 AI 서버 확충이 이어져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따라 2분기(4~6월)에는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판매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고,올해 안에 6세대 HBM(HBM4) 양산 준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SK하이닉스는 3월 HBM4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다. 

SK하이닉스 앞에도 난관은 있다.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불확실성이다.지난해‘반도체 겨울론’을 제기하며 SK하이닉스 주가를 흔들었던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발 관세 우려를‘빙산’에 비유하며 또다시 SK하이닉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모건스탠리는‘메모리-빙산이 다가온다’라는 보고서에서 “더 큰 변수들이 작용하고 있어 어닝 시즌은 중요하지 않다”며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 후 “HBM은 칩 패키징 용량 성장 둔화로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권사 분위기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견조한 HBM 실적 덕분”이라면서 “AI 중심으로 성장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내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경쟁 우위는 향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과 상호관세 부과는 결국 최종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의 AI 투자도 둔화되는 추세여서 내년 HBM 수요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에 대해 “이익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역사적 고점을 부여해도 크게 무리가 없지만,관세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 날인 4월 25일 18만4400원까지 오른 뒤 다시 17만 원대로 내려왔다.4월 30일 기준 목표주가는 27만5000원,52주 최고가는 24만8500원,스포츠 토토 월드컵 제로사이트최저가는 14만4700원이다.SK하이닉스 측은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비수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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