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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과 경기침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효자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최근 경쟁사에 밀려 부진한 가운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일부에서는 올해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픈 손가락서 효자로…VD·DA 합산 영업익 돌파 '예고'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4000억원,영업이익 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영업이익은 50% 증가했다.하만 관계자는 "비수기 진입에 따른 실적둔화에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2분기에도 포터블오디오,헤드셋 등 오디오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매출 증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7년 이재용 회장의 주도로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투자해 하만을 인수합병(M&A)했다. 당시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보안,OTA 솔루션 등에서 강점을 가진 하만을 인수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전장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인수 이후 4년간은 실적이 좋지 못했다.인수 직전인 2016년 6800억원에 달했던 하만의 영업이익은 2017년 574억원으로 급감했다.이후 2018년 1617억원,2019년 3223억원으로 조금씩 개선됐지만 2020년엔 다시 55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이후 자회사 통폐합 등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전장제품 수주가 탄력을 받으면서 2021년에는 영업이익이 5991억원까지 늘어났다.이어 이듬해인 2022년 8800억원, 2023년에는 1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1% 성장한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이는 대표 제품인 디지털콕핏(디지털계기판) 판매가 견조하고 디스플레이와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신규 분야의 수주도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지표는 특정 기업이 동종 업계의 다른 기업들보다 초과 수익력을 갖는 권리를 나타내는 영업권 가치로도 확인된다.이 수치는 기업의 입지 조건이나 브랜드 충성도,기술,조직의 우수성 등 무형자산들이 포함돼 산출된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5조1462억원의 영업권 가치를 기록했다.이는 전년동기 대비 15.2% 증가한 것으로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최대치다.
증권가에서는 하만이 올해 약 1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이는 삼성전자에 합병된 후 역대 최대치다. 일각에서는 VD·DA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을 제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M&A로 경쟁력 강화…DX부문 사업 간 시너지 확대 기대
하만은 2020년대 들어 M&A에 속도를 내며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을 인수한 지 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앞서 하만은 2021년 사바리(V2X솔루션),2022년 아포스테라(AR)와 카레시스(모빌리티) 등 유망 스타트업을 잇따라 사들였다.2023년에는 플럭스(몰입형 오디오 소프트웨어),룬(오디오 플랫폼)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업도 인수하며 역량을 키웠다.
하만은 이번 인수로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폴크 △데피니티브테크놀로지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보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오디오 명가의 입지를 굳히고 컨슈머 오디오부터 카오디오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앞서 하만은 2015년부터 기아에 하만카돈 카오디오 시스템을 공급해왔다.
또 삼성전자의 모바일과 TV제품 등에 차별화된 음향·오디오 기술을 도입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특히 다양한 스피커·오디오기기와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산하의 '전장사업팀'을 대표이사 직속의 '하만협력팀'으로 바꿨다.이는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하만의 사운드튜닝 기술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요트 다이스 포커무선 이어폰,사운드바,패밀리허브 등 제품에서 사운드퀄리티를 높이는 등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해왔다"며 "이번 인수로 확보한 전문적인 오디오 노하우를 삼성 제품에 확대 적용해 시장 확대와 고객경험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99억3000만달러(약 385조원)에서 2032년 4251억9000만달러(약 58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성장률(CAGR)도 5.4%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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