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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는 그들] ③중동이 온다

지난 4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두꺼운 옷차림을 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 = 뉴시스
우리나라를 향한 중동 관광객의 모래바람이 거세진다.아시아나 북미,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으로 여겨져 왔지만 의료와 뷰티 등 여러 분야의 관광을 대폭 늘리고 있다.관광업계는 구매력이 높고 체류기간이 긴 중동이 수익 확대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6일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UAE(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바아,이웃집 토토론 안락사쿠웨이트 등 GCC(걸프협력회의) 6개국의 방한객 수는 지난해 대비 72.3% 증가했다.지난해 GCC 6개국의 방문객 수가 4만 95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데 이어 기록한 눈에 띄는 성과다.이들 국가는 70%가 40대 미만일 정도로 인구 구성이 젊고 항공 연결성이 발달해 있어 2033년까지 연평균 7~8%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특징은 높은 구매력이다.다른 국가에 비해 숫자는 적지만 소득수준이 높아 1명이 2~3명 분량의 관광소비를 지출한다.특히 가사 도우미나 유모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최대 십수명의 많은 인원이 동시에 방문하기도 한다.중동 방한객의 인당 평균 소비액은 약 516만원(2023년 기준)으로 다른 국가 평균(305만원)보다 200만원 이상 높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중동 방한관광 활성화를 위해 출범시킨 협의체 '알람 아라비 코리아'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한 관광객은 체류비로만 2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해 화제가 됐다.중동 산유국은 해외 의료비를 전액 지원하기 때문에 의료 목적의 관광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연간 수조원이 넘는 돈을 의료비에 지출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중동 지역은 독일이나 영국 등 지리적으로 가깝고 의료체계가 잘 갖춰진 지역을 선호해 왔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추세다.우리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주요 병원·의료기기 업체 등이 중동 맞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인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서울 주요 호텔의 중동 국적 투숙객 비율도 최근 10%에 가까운 수준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럭셔리 관광'이나 미용 목적의 '뷰티 관광'도 증가세다.최소 1000만원대에서 최대 3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상품이지만 부유층은 거침없이 지갑을 연다.VIP 전용기나 리무진,고피쉬 보드게임1대1 명품 쇼핑과 의료상담 등 맞춤형 코스로 구성돼 있다.중동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퍼스널컬러(개인 맞춤 색깔)나 메이크업에만 100만원을 넘게 쓰는 사례도 수두룩하다"며 "중동 관광객의 씀씀이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과제는 중동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다.중동은 구매력은 높지만 특이한 경험을 좋아하고 획일적인 콘텐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다른 국가에 비해 재방문율이 낮다.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한 중동인의 재방문율은 45.1%(2023년 기준)로 평균치(56.1%)는 물론 전체 국가에서도 하위권이다.우리 콘텐츠에 관심이 없는 60대 이상이나 30~40대 인구의 방문 의향이 낮은 영향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동 내 우리나라 관광의 인기가 점차 올라가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관련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1인당 소비액이 매우 높은 만큼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는 질과 만족도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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