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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여간 경찰에 붙잡힌 사이버 성폭력 사범은 222명이다./사진=뉴스1. 
지난 7개월간 경찰에 붙잡힌 사이버 성폭력 사범이 222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피의자 연령은 어려졌고,토토 핫 네임드수법은 악질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화했다.성 착취물 생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피해자를 협박해 이들을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미끼로 악용한다.딥페이크 등 인공지능(AI) 기술과 주범의 지휘로 피해자가 피의자로 양산되는 경우가 많아 경찰의 수사 난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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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 여학생 성 착취한 고등학생… "멈추지 못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8월부터 약 7개월간 아동·청소년 성 착취 등 사이버 성폭력 사범 222명을 붙잡고 이중 13명을 구속했다.
일명 '판도라 사건'이 대표적이다.텔레그램에서 닉네임 '판도라'로 활동한 A군(17)은 지난해 7월부터 여성 청소년 19명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불법 촬영물과 딥페이크 등 허위 영상물을 소지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함께 범죄를 저지른 B양(16) 등 3명도 모두 붙잡혔다.
판도라 사건은 주범이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며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난 2월 공개된 '자경단' 사례와 유사하다.텔레그램 성범죄 조직 자경단은 2020년부터 5년 동안 피라미드 형태 조직을 꾸려 피해자 234명을 만들었다.
A군은 먼저 피해자들에게 텔레그램에서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며 텔레그램 방장 정보를 전달했다.이후 텔레그램으로 문의한 피해자들에게 고액과 신체 사진을 요구하고 이를 빌미로 지속적인 협박을 가했다.그뿐만 아니라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성 착취물을 제공하도록 강요해 아동 성 착취물을 만들었다.가장 어린 피해자는 불과 14세였다.
자경단 주범 김녹완(33) 역시 비슷한 수법을 썼다.김씨는 자칭 '목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협박했고 '1시간마다 일상 보고' '반성문 작성' 등 수단을 동원해 통제했다.심지어 자신의 지시를 어긴 이들에게는 나체 촬영,자해 등 가학적 행위를 요구했다.
판도라 사건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A군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다른 피해자를 물색하고 유인해야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면서다.B양 등 공범 3명도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단숨에 역할이 전환됐다.김녹완도 자경단 내 계급을 만들어 조직원이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도록 명령했다.
두 사건은 범행 동기도 유사하다.경찰에 따르면 A군은 성적 호기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범죄 수익금도 적은 수준이었다.김씨의 경우에도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보단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목사방'을 운영했다.자경단을 따라 모방 범죄를 했냐는 질문에 A군은 "내가 순전히 터득한 방식"이라며 "스스로 멈추지 않았다.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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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피의자 증가세…"공권력에 호소해야"━
'목사' '집사' '전도사' 등 계급을 만들었던 자경단과 달리 판도라 사건에 계급은 없었다.다만 A군은 일인다역을 하며 범행을 저질렀다.SNS(소셜미디어)에서는 '서한'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양을 선별했고,텔레그램으로 넘어가 곧바로 다른 사람인 척 행동했다.SNS 익명성을 무기로 범죄를 벌인 셈이다.
남성 피해자가 전체 36%를 차지했던 자경단 사건과 달리 모두 여성 피해자로 이뤄졌다는 점도 판도라 사건의 특징이다.또 범행 과정에서 미성년자 여성 10명을 강간·촬영한 김녹완과 달리 A군은 실제 성폭행을 하진 않았다.다만 A군도 피해자를 만나려던 정황은 발견됐다.
목사 방과 판도라 방과 같이 피해자를 도구로 사용해 피의자로 전환하는 '지휘형 범죄구조'는 경찰 수사에도 어려움을 야기한다.피해자가 온전히 피해자로서 보호만 받는 게 아니라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다.청소년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아 피해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중학생이 많은데 부모님께 혼날까 신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피의자가 10대인 사건을 체감하며 범죄 양상도 일종의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경찰청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는 2017년부터 7년간 증가 추세다.2017년에 비해 2023년은 2배가량 증가했다.특히 2023년 기준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는 10대와 20대 젊은 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허위 영상물 성범죄의 경우 10대 피해자가 전체 피의자 387명의 83.7%를 차지했다.
김진우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SNS 유령 계정을 만들어서 헛소문을 퍼뜨리는 등 최근 청소년들은 어떤 식으로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리딩방처럼 경제범죄가 금방 퍼지듯이 디지털 성범죄도 유행을 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경험상 20대 피의자가 아직 많지만,불사조 토토청소년이 피의자인 경우도 꽤 늘었다"며 "청소년들은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 보니 신고할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다.피해를 보았을 때 공권력에 호소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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