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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미자는 질량이 매우 작고 전하를 띠지 않는 우주의 기본 입자다.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아 '유령입자'라고도 불린다.중성미자는 이미 과학자들에게 노벨상을 4번이나 안겼지만 정확한 질량을 포함해 아직 밝혀내지 못한 것들이 많아 입자물리학 분야의 주요 연구 대상 중 하나다.향후 우주의 기원 등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단서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전남 영광군의 한빛원자력발전소에서 생성된 중성미자를 검출하는 실험 시설인 '원전중성미자실험(RENO)'에서 2012년 중성미자 난제 중 하나를 해결하는 성과를 이뤘지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당시 연구를 이끈 김수봉 서울대 교수는 2017년 입자물리학 최고 권위상인 '브루노 폰테코르보상'을 받았지만 1000억원 규모의 후속 연구가 국내에서 여러 번 무산되며 최근 중국 중산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상황에서 RENO에 참여했던 유종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구팀이 중성미자 연구를 위한 새로운 실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연구팀은 지난달 24일 대전에서 열린 한국물리학회에서 동해 심해 중성미자 검출기 구축을 통해 현대물리학 난제인 물질-반물질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공개했다.우주가 탄생했을 때 물질과 반물질이 같은 양으로 생겨나지 않은 이유를 중성미자에서 찾아내는 연구다.유 교수의 동해 심해 검출기 아이디어는 약 2년 전 구상됐지만 실험 시설의 유용성을 정량적으로 계산하고 학회에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해 심해 중성미자 검출기는 최대 수심 약 2500m에 달하는 동해 울릉분지에 거대한 잠수함 같은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하고 일본의 양성자가속기연구소(J-PARC)에서 발사될 중성미자 빔과 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를 모두 연구할 수 있는 '중성미자 종합연구소'다.

심해에 잠수함 형태의 중성미자 검출기를 건설하는 계획은 전 세계에 전례가 없다.일반적으로 깊은 지하에 굴을 파고 중성미자 검출에 필요한 거대한 수조를 설치하는 미국이나 중국,메이플스토리 슬롯 확장일본의 중성미자 검출기와 달리 이동이나 확장이 용이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일본은 노벨 물리학상 2개를 안긴 중성미자 검출기 슈퍼카미오칸데의 후임인 하이퍼카미오칸데를 2027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일본 동부에 있는 J-PARC에서 서쪽의 하이퍼카미오칸데를 향해 중성미자 빔을 쏠 예정이다.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중성미자 대부분은 하이퍼카미오칸데를 직선으로 통과해 동해 심해와 한반도 지하를 지나간다.일본과 협력해 한반도 근처를 통과하는 중성미자 빔을 한국에서 이중으로 검출하면 중성미자 실험 정확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J-PARC에서 1200km 떨어진 대구 비슬산 지하 1000m 지점이 한국 중성미자 관측소(KNO)의 건설 후보 지역으로 제시되기도 했다.이번 학회 발표 내용에 따르면 동해 심해 중성미자 검출기와 J-PARC 사이의 거리는 약 850km로 중성미자의 밀도가 비슬산 지하보다 2배 이상 높아 실험에 더욱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동해는 지중해와 남극에 있는 중성미자 실험 시설과 함께 지구에 거대한 삼각형을 그리는 위치로 우주에서 날아오는 중성미자 검출에도 적합한 위치로 꼽힌다.

기술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유 교수는 "10~15년전 같았으면 재미있는 아이디어 정도로 치부됐겠지만 지금은 해상 풍력발전 등 기반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며 "전체 예산 규모는 약 5000억~70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RENO의 후속 실험이 무산되면서 앞서 이룬 중성미자 연구성과가 '원 히트 원더'가 돼버렸다"며 "만일 계획이 실현된다면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을 후발 주자로 쫓아가는 입장인 한국이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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